금수저(명사) : 부유하거나 부모의 사회적 지위가 높은 가정에서 태어나 경제적 여유 따위의 좋은 환경을 누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어느 날 당신은 우연히 ‘금수저’를 얻게 되었다. 이 금수저로 밥을 먹으면 부잣집 친구와 운명을 바꿀 수 있고, 당신은 후천적 ‘금수저’가 될 수 있다.
드라마 같기만 한 위의 내용은 사실,
드라마 ‘금수저’의 줄거리이다.
‘금수저’는 육성재, 이종원, 정채연, 연우 주연의 MBC 금토 드라마로 지난 9월 23일 첫 방송을 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받은 기대작이었다. 네이버 웹툰 ‘금수저’는 2016년 6월부터 2018년까지 총 106회차로 연재되었던 인기 웹툰으로, 돈과 가족이라는 주제에 대해 흥미롭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많은 인기를 받았다.
‘금수저’ 뿐만 아니라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다. MBC에도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매우 많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금수저’를 기념하며, 역대 MBC의 만화원작 드라마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OST만 들어도 당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떠오르게 만든다는 드라마 ‘궁’은 2006년 1월부터 2006년 3월까지 방영한 윤은혜 주지훈 주연의 드라마로, 인기 만화 ‘궁’을 원작으로 하였다.
드라마 ‘궁’은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이 27%를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며 수많은 유행어와 패러디를 남겼고 오늘날까지도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정을 배경으로 한 ‘궁’은 예술고등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여고생 ‘신채경’이 할아버지의 약속으로 인해 황태자 ‘이신’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 이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네 명의 얽히고설킨 사각 관계, 지금 봐도 예쁜 한복과 가구 소품, 영상미는 세련된 OST와 더불어 우리에게 시청의 즐거움을 준다.
드라마 ‘궁’의 원작 만화 ‘궁’은 박소희 작가의 작품으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연재되었으며 총 27권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만화와 드라마 모두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상의 시대를 다룬 만큼 19세기 아날로그 세계의 모습과 21세기 디지털세계의 색다른 조합을 볼 수 있다.
흡혈귀 선비 ‘김성열’ 역할에 이준기와 남장여자 ‘조양선’ 역할에 이유비가 열연을 펼치며 ‘성냥 커플’이라는 별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밤을 걷는 선비’는 2015년 7월부터 9월까지 방영한 MBC의 수목드라마이다. 방영 당시, 만화의 등장인물들과 잘 어울리는 캐스팅으로 큰 극찬을 받은 드라마이기도 하다. ‘밤을 걷는 선비’는 남장여자 책쾌(조선 시대에 활약했던 서적중개상) 조양선이 흡혈귀 선비 김성열을 만나며 생기는 일을 다룬 드라마로, 사람을 죽이려는 흡혈귀 ‘귀’와 막으려는 수호귀 ‘김성열’의 긴장감 넘치는 대결과 그 속의 로맨스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인 줄거리로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이다.
원작 만화 ‘밤을 걷는 선비’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총 20권으로 연재된 만화로, 스토리는 조주희 작가가, 작화는 한승희 작가가 담당했다. 주인공 김성열이 흡혈귀라는 점과 양선이 남장을 하고 살아가는 책쾌 여인이라는 점 등은 드라마와 같지만, 등장인물을 제외한 여러 요소가 만화와 드라마에서 차이를 가진다. 드라마로 각색되며 원작 만화와의 설정이 많이 달라진 부분들이 있기에, 원작 만화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다.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는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방영한 김혜윤, 로운 주연의 드라마로, 주인공 ‘은단오’가 자신이 속한 세상이 사실 만화 속의 세상이고 자신이 만화 속 엑스트라 캐릭터임을 자각하는 것을 바탕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만화 속 세상의 이야기를 다루는 만큼, 특유의 순정만화 분위기와 2D와 3D를 적절하게 오가는 여러 감각적인 연출들이 돋보이는 드라마이다. 또한, 만화 속 등장인물 1, 등장인물 2이던 캐릭터들이 자아를 갖게 되며, 설정값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과정들이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원작 만화는 다음 웹툰에서 연재된 ‘어쩌다 발견한 7월’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연재된 웹툰이다. 원작 웹툰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아, 드라마로 제작되기 이전부터 큰 화제와 기대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어쩌다 발견한 7월’은 드라마화되면서, ‘은단오’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세부 요소들이 많이 바뀌었기에 이를 비교하며 시청하는 재미도 있다.
앞서 소개한 드라마들 외에도 ‘운빨 로맨스’, ‘내일’ 등 만화를 원작으로 한 MBC 드라마들은 정말 많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은 이야기와 개연성을 검증받고 시작한다는 점,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채 시작한다는 점에서 여타 드라마들에 비하여 강점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작품에서 아쉽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을 적절한 각색을 통해 보완하고 더 좋은 퀄리티의 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높은 만큼, 드라마가 갖게 되는 부담감도 커질 수 있다.
지금까지, MBC의 역대 만화원작 드라마들을 살펴보았다. 시간별 드라마와 만화를 함께 모아두니, 드라마의 변천사와 함께 만화의 변천사도 함께 느낄 수 있는 듯하다. 사랑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다소 수동적인 등장인물이 주인공이던 과거의 만화, 드라마와는 달리, 오늘날은 주인공들이 조금 더 능동적이고 주체적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 방영한 ‘내일’이나 ‘금수저’ 같은 만화 원작 드라마들은 우리 사회의 모습들을 다루고, 시청자들에게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고민할 여지를 남긴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즐거움’이다. 만화와 드라마는 변치 않고 우리 주변에서 일상의 즐거움을 준다. 잠들기 직전, 만화나 드라마를 보며 함께 울고 웃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만화, 드라마에서 즐거움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는 증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