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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서경 Apr 18. 2022

매장 직원이 절도를 하는 이 사회, 누가 잘못된 거죠

미국 뷰티매장 인턴십 썰 #7



첫번째 에피소드로 올렸던 '전여자친구가 총을 들고 협박하러 들이닥치는 곳' 에 나온 '크리스'는 이 사건 이후에 또 다른 이유로 해고가 되었다. 물론 이 이유도 만만치 않았다. (혹시 몰라 첫 에피소드 링크는 제일 아랫쪽에)


당시 우리 점포 계산대 아랫쪽에는 에어팟이 하나 있었다. 직원 중 한명이 두고갔다가 찾지를 않아서 그냥 그 자리에 뒀던 것이었는데. 나 또한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고 뭐 나중에 알아서 찾아가겠지 하는 마인드로 뒀었다. 문제는 그 에어팟에서 시작했는데. 크리스는 계산대 업무가 주된 업무가 아니었지만 점포가 바빠 잠깐 레지스터 일을 돕고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서 있다가 그 에어팟을 발견했고 그걸 슬쩍 본인 주머니로 넣었다.


물론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된 것은 맞지만 그걸 주머니에 넣는다는 것은 훔치는 행위였기에 이를 보게된 매니저님은 당연히 화를 내셨다. 너 지금 뭐한 것이냐 점포에 있는 물건은 훔쳐서는 안된다 주머니에 넣은 게 뭐냐 물으셨는데. 이를 들은 크리스는 나를 무슨 도둑놈 취급하냐며 나는 그런 걸 훔친 적이 없다고 소리를 지르더니 몇번의 대화가 오고가고 욕을 아주 거칠게 하면서 나는 훔친적이 없다며 화장실로 도망을 갔다. 


1분도 채 지나지 않고 크리스는 화를 내면서 밖으로 나와서는 ** 나 그만둘꺼야 *같아서 등등의 욕을 하며 점포에 있는 모든 집기류들을 발로 차고 무너트리면서 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굳이 걔는 왜 화장실을 들려야 했지, 라고 모두가 의아스럽겠지 그래서 우리도 화장실에 들어가봤고. 놀랍게도 화장실 쓰레기통에는 그 에어팟 케이스가 들어있었다. 그러니까 에어팟음 훔치고 그 케이스는 화장실에 버리고 간 것. 


그럼 이후에 크리스는 해고가 되었을테니 그렇게 한번도 못봤겠네요? 라고 하면 아니요. 라고 대답할 수 있다. 왜냐하면 걔는 그러고도 그 주변에 자주 얼굴을 비췄고 한번은 아예 매장에 온 적도 있었다. 슬며시 웃으며 하이 릴리 하고 들어오는데 이 미친놈은 뭐지 싶어서 당황 많이 했다. 정말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또 깨달았다. 아 .. 나는 남자보는 눈이 바닥에 있었구나. 


참고로 크리스는 저스틴 비버 팬츠를 정말 자주 입고 왔는데 찐 유교걸인 내게 그 스타일은 굉장히 불편했다. 매일 걔가 무슨 색 속옷을 입었는지를 내가 왜 봐야 했던 건지 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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