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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서경 Mar 22. 2022

'기업'도 고용이 힘들다는 사실을 배웠다

미국 뷰티매장 인턴십 썰 #3



메릴랜드에 일할 당시 나는 직원을 고용하는 일에도 참여했다. (이정도면 한국 회사들은 나를 모셔서 데려가줬으면 좋겠는데 아주 감사하게도 아직 그녀는 취준중~! 아무튼. )


당시 점포는 오픈 직후로 혼란했기에 직원들을 뽑는 일이 중요했고 경험이 많은 직원을 선호했다. 취준하다보니 느끼는 건데 어디나 경험 많은 직원이 원할 것 같긴 하다. 당시 다이아몬드 라는 이름의 직원이 고용됐다. 주변 뷰티 서플라이에서 꽤나 오랫동안 일한 경력이 있어서 왜 그만뒀을까 궁금했지만 너무 바쁜 탓에 정확한 확인을 하지 못했었다. 


POS 기를 이미 다뤄봤던 직원이기에 적응력도 좋았고. 업무 또한 잘 흘러갔다. 그러다가 언제였나. 다이아몬드가 구매하고 싶은 제품이 있다고 이를 결제해달라고 나를 부른 적이 있었다. 그래, 하고 결제를 해주러갔는데 얘의 멤버십을 조회해보니까 약 5000점이 넘는 멤버십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장 회사 매니저님과 본사에 계시는 POS 담당 매니저님께 연락을 취했다.


직원의 이름, 멤버십 번호, 주소 등을 불러주며 멤버십 내역 조회를 부탁드렸고. 놀랍게도 그 직원은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고객님들의 결제내역으로 본인의 포인트를 적립하고 있었다. 5000 포인트 적립은 고객님들의 트랜젝션을 빼돌려 가능했던 것이었다. 


당연히 그 친구는 포인트를 부당하게 적립하였기에 해고가 되었는데. 몇차례 내 컨텐츠를 읽은 사람을 알 것이다. 이들은 그렇게 쉽게 해고되고 돌아가지 않는다. 


한 몇 주 뒤 점포를 다시 방문해서 이 포인트를 쓰기 위해 번호를 입력하더라. 어이가 없었다. 너 고객님들 기록으로 너 포인트 적립한거잖아, 너 포인트 못써. 라고 말했더니 또 화를 얼마나 내던지. 나는 솔직히 내가 미국에서 들은 욕들로 내 평생 먹고 살 수 있을 것 같다. 


아무튼 걔가 나가고 회사에 다시 이 직원 멤버십 삭제를 요청하고 사건은 끝났다. 정말 고용이라는 것은 쉽지 않고 나와 잘 맞는 직원을 고용한다는 것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회사를 들어가기 힘든 만큼 회사도 그에 맞는 직원을 고용하기 쉽지 않겠지. 그럼에도 나는 구직자니까 내 입장이 더 힘든 것처럼 말해야지. 


참고로 나는 한국에 귀국한 이후에 국내 드럭스토어에서 파트타이머로도 일했는데 의도하진 않았지만 고용이라는 것을 또 경험했었다. 점장님 또한 경험이 너무 많은 직원은 피하시는 것을 보고 역시 그렇구나. 를 배울 수 있었고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첫날부터 안오는 사람 늦는 사람이 참 가득했었다. 근데 왜 나는 고용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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