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을 좇는 사람

당신의 파랑은 무엇인가요?

by 지원

저기 한 사내가 힘겹게 걸어가고 있다.


사내는 항상 몇 걸음 걷다 멈춰서 하늘을 본다.

그리고 또다시 무척이나 열심히 앞으로 걸어간다.

사내의 등에는 몸채만 한 배낭, 양손에는 무거워 보이는 가방을 들고 계속 걸었다.



그러다 힘들었는지 잠시 손에 있는 가방을 내려놓고 또 하늘을 본다.


그의 주변 들에는 알록달록한 꽃들과 화려한 나비들이 반짝였다. 또 그의 양옆엔 울창한 나무들이 듬직하게 서 있었고 살랑살랑한 바람도 불었다. 바람은 그의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가며 시원함을 선사했다.


나는 그의 길을 따라 걸었다.

묵묵히 걷는 모습에,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그를 무작정 따라 걸었다.


그러다 그가 지쳤는지 모든 짐을 내팽개치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나는 힘들어 보이는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는 나를 힐끗 보더니 다시 하늘을 봤다. 나는 그가 그렇게 열심히 걷는 이유가 궁금해 질문했다.


“당신의 목적지는 어디인가요?”


그는 힘없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파랑, 파랑을 좇아요”


나는 또 궁금해졌다.


“무엇을 위해서요?”



그는 고민을 하다 입을 떼었다.

“아마,,, 저를 위해서겠죠”


기대보다 허무한 답이었다.


“그럼 지금은 파랑하나요?”



그는 응답이 없었다.

배낭을 챙기며 그저 하늘을 볼 뿐

아마 그의 답은 “아니요”였겠지.


배낭을 잡으며 그를 붙잡았다.

그리고 나는 옆을 짚으며 누워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는 들판에 누워 하늘을 바라봤다.


“지금은 어때요?”



그는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처음으로 편안해 보였고 안정적이었다.


“파랑하네요.”




그의 마지막 답과 함께

우리는 정적을 지키며 파랑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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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파랑을 좇는 사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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