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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May 24. 2021

미국에서 good은 정말 굿이다.

10가지 good에 대하여

Every day may not be good, but there is something good in every day.  


미국 생활에서 가장 힘든 점 중 하나도 영어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도 영어이다. 한국 사람이 적은 미국의 소도시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영어가 통해야 물건도 사고, 외식도 하고, 친구도 사귈 수 있다. 한국에서 꽤 오랫동안 영어를 배웠고 영어 공부를 했지만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부딪히면서 배우는 영어는 또 달랐다. 때론 전혀 새롭기도 하고 때론 이렇게 깊은 뜻이? 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하루 동안 가장 많이 쓰는 영어 단어는 아마도 good? 제일 좋아하는 단어도 good! 한국에서 가장 먼저 배운 단어 중 하나도 어쩌면 good!이라는 생각이 든다. 굿하면 This is good과 같이 그저 '좋다.'라는 의미로만 와닿았다. 하지만 미국에서 생활해 보니 굿의 의미는 좀 더 넓었고 좀 더 깊었다. 또한 여기저기 두루 쓰이는 아주 다재다능한 단어 또한 굿이었다.


불혹의 나이에 미국에 와서 영어를 다시 배우면서 good의 여러 가지 의미와 활용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1. (아침에) 안녕하세요? 

A: Good morning!
B: Good morning!

아침에 종종 동네에 있는 지역 공원을 산책할 때가 많다. 지역 공원이어도 꽤 규모가 크고 트랙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걷거나 뛰면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아침에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처음 보는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곤 한다. 마주오는 사람과 눈이 마주치면 "Good morning." 또는 "Hi."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굿모닝!"을 하면 아침에 누구와도 나눌 수 있는 좋은 인사가 된다. 굿을 빼고 "Morning!"이라고만 해도 괜찮다.


2. 만나서 반가워요.

A: Good to see you.  
B: Good to see you.

모임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흔히 "Nice to meet you."라고 인사를 한다. 하지만 그 이후의 만남부터는 이 말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여기에서의 meet는 처음 만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을 만났거나, 두 번째 이후의 만남부터는 "Good to see you."라고 하면 좋다. 이 문장은 앞에 'It's'가 생략된 말이며 이때의 굿은 반갑다, 좋다. 즉, 'I like seeing you.'라는 의미를 지닌다. 만일 좀 더 강조하고 싶을 땐 "(It's) So good to see you."와 같이 'so'를 붙여주면 된다.


3. 잘 지내요.  

A: How are you?
B: (I'm) Good. How are you?
A: (I'm) Good.

미국에서 인사할 때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How are you?".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쓸 수 있는 인사말이다. 이때 "Good." 또는 "I'm good."으로 대답하면 아주 무난하다. 여기서 굿은 '잘 지내요.' 즉, wellbeing의 의미를 지닌다. 특별히 좋은 일이 없어도 그냥 굿이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꽤 잘 지낸다고 하고 싶을 땐, "Pretty good." 지금까지 잘 지낸다고 하고 싶을 땐 "So far, so good"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4. 아픈 데 없어요.

A: Are you OK?
B: I'm good.

굿은 안 아프다는 의미로도 쓰일 수 있다. 만일 누구를 만났는데 안색이 안 좋아 보여서 상대방이 "Are you OK?" 또는 "Are you feeling OK?"라고 묻는다고 하면, "안 아파요. 괜찮아요."라는 의미로 "I'm good."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이때의 굿은 'I'm not hurt or sick.'이라는 의미가 된다.  


5. 필요한 거 없어요.

A: Would you like anything else? (식당에서)
B: I'm good.   

식당에서도 굿은 유용하다. 메뉴 주문을 한 후 종업원으로부터 자주 듣게 되는 말은 "필요한 거 더 있으세요? 음료수도 드릴까요?"이다. 필요한 것이 없을 경우 캐주얼하게 "I'm good."으로 대답할 수 있다. 이때 굿은 사양의 의미로 더 필요한 게 없다. 즉, I do not need anything else. 의 의미가 된다. "전 좋아요." 따라서 '괜찮아요.'라고 볼 수 있다. "No, thanks."와 같이 써도 된다.


6. 잘 됐네요.

A: I passed the exam. B: Good for you.
A: He got the job. B: Good for him.  

친구에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또는 좋은 소식 일어났을 때 "Good for you." 해 주면 "잘 됐네요."라는 의미가 된다. 여기서 굿은 축하한다는 의미인 'Congratulations! That's great!'의 의미를 담는다. 하지만 조금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만일 (안 좋은 표정으로) "Good~ for you."를 한다면 "잘~ 됐네."와 같이 비꼬거나 빈정거리는 말투로 들릴 수도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우리말과 똑같이 영어에서도 말투나 태도가 중요하다.


7. 잘했어요. 계속 열심히 하세요.

Good job!
Keep up the good work.

굿은 어떤 수행을 잘했을 때, 칭찬할 때도 'job'과 같이 많이 쓰인다. 이때 굿은 '잘했어요.' 의미가 된다. 아이가 시험을 잘 봤거나 숙제를 잘했을 때도 굿잡! 스포츠 경기에서 골을 넣었을 때도 굿잡! Good work, Nice job, Nice work라는 말도 모두 같은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아이에게 칭찬을 할 때 미국에서 흔하게 듣는 말은 역시나 Goog job이다. 격려의 말을 할 때는 "Keep up the good work."라는 표현이 가장 많이 쓰인다. '계속 열심히 하세요.'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밌게도 'Keep up the good job.'이라는 말은 잘 안 쓴다.


8. 좋은 하루 보내세요.

(헤어질 때) Have a good one.

헤어질 때 할 수 있는 영어 인사말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많은 인사말 중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좋은 하루 보내세요.'의 의미에 해당하는 "Have a good one." 한국에서는 Have a good day. Have a nice day. 등과 같이 day를 붙인 표현을 주로 배웠다. 하지만 내 주변의 미국 사람들은 Have a good one을 더 많이 쓴다. 아마도 발음하기 더 쉬워서 그런 걸까? 그렇다고 Have a good day. Have a nice day. 가 틀린 말은 절대 아니다. 사실 어떤 말을 써도 문제는 없다.


9. 굿바이 대신 바이

Goodbye! 는 정중한 느낌, 어떨 땐 영원히 안녕?

헤어질 때 "굿바이"를 쓸 수 있다고 한국에서 배웠지만 막상 미국에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미국 사람들은 good 없이 그냥 "바이!" 또는 "바이 바이!"로 인사를 한다. 영어 선생님과 미국 친구에게 왜 '바이'나 '바이 바이'만 쓰고 'Goodbye'를 잘 안 쓰는지 물어보았다. 모두들 굿바이는 좀 더 정중한 느낌(formal)이 든다고 한다. 굿바이를 한번도 못 들어봤다고 하니 아마도 많이 편찮은 분께 "I don't want to say goodbye."라고 한다든지, 장례식 등에서 "It's time to say goodbye."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아무래도 친구들, 가족들과 평범하게 인사할 땐 굿바이보단 "Bye!" 하면서 인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 "See you!"를 덧붙여도 굿!   


10. Not Good vs. No Good

Not good: 안 좋다. 좋지 않다.  
No good: 좋은 점이 없다. (쓸모없거나 유용하지 않은 경우)

'Good. 좋아요.'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Not good. 안 좋아요.'라고 바로 떠오른다. 그렇다면 No good은 무슨 의미가 될까? Not good과는 완전 다른 의미가 된다는 점이 재미있다. 예를 들어 'That dinner was not good.'이라고 한다면 저녁이 안 좋았다. 즉, 맛이 없었던 저녁의 의미가 된다. 하지만 'That dinner was no good.'이라고 한다면 좋은 점이 없었던 저녁, 즉 나의 배고픔을 만족시켜주지 못했던 저녁이 된다. 유통기한이 지나서 못 먹는 우유는 This milk is no good. 구멍이 나서 쓸모가 없어진 타이어는 The tire is no good.으로 표현될 수 있다.


나의 good 생활은 오늘도 계속된다. 아침에 똘똘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면서 교문에서 체온을 재는 선생님과 "Good morning!"으로 인사를 한다. 정상 체온인 것을 확인한 후에는 선생님이 우리에게 "Have a good one!"으로 인사를 한다. 집 근처에서 만나는 이웃과 "How are you?" 안부를 물을 때도 "Good!"이라는 대답을 주고받으며,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친구와는 만나자마자 "Good to see you."로 인사를 한다.


학교 갔다 온 똘똘이에게 "How was your day?" 물으면 주로 "Good."으로 대답을 하고, 단어 시험을 잘 본 똘똘이에게는 "Keep up the good work!"으로 격려를 해 주곤 한다. 오후에 하는 축구 경기 때 시합을 잘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구경을 하는 엄마 아빠들은 주로 "Good job!"이라고 소리치며 칭찬을 한다.


굿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이리저리 떠올려 보니 10가지나 적을 수 있었다.

영어는 어렵지만 굿이 있어서 다행이다.

미국에서 good은 정말 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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