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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열 MMI면접 준비

대입면접 열한 번째 이야기

by 안혜숙



의학계열 지원자에게 요구되는 기본 태도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윤리성과 도덕성, 희생과 봉사 정신이다.



물론 대학 진학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업성취 능력이다. 의학계열이 자연계열의 상위권에 속하기 때문에 학업성취는 대학 입학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생명의 본질을 연구하는 직업이므로 생명과학, 화학, 물리 등과 같은 기초과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된다. 그리고 다양하고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에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하며, 생명을 다뤄야 하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조절할 자기관리 능력 또한 중요하다. 요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의 윤리의식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 면접에서 특히 인성이 강조된다. 2023학년도 의대 수시, 정시 모집에서 몇 개 대학을 제외하고 모두 면접고사를 치르는 이유다.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이 몰리는 의학계열 수시모집의 학생부 위주 전형이나 실기 위주 전형에서 면접의 영향력이 상당히 크다. 비슷한 성적대의 학생들이 몰려서 내신 성적이나 서류심사 성적으로는 큰 변별력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실제 합격, 불합격은 면접 결과에 따라 갈리는 경우가 많다. 이토록 면접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면접 질문도 다양하고, 난이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대학의 전형에 따라 서류심사와 면접이 일괄합산으로 하는 곳도 있지만, 대학에서 면접은 1단계 서류심사 후 2단계에서 실시된다. 면접전형 평가표에 면접의 비중은 10%에서 100%에 이르기까지 대학마다 다양하고, 면접 시간도 10분〜60분 등 차이가 있다. 이는 일반적인 수시면접에 비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다양한 형태의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인성, 가치관, 학업능력, 전공적성 등을 심층 평가한다. 학교생활기록부나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하는 서류 기반 면접, 제시문과 질문을 통해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는 제시문 기반 심층 면접, 다양한 상황을 설명하는 지문을 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질의응답이 이루어지는 다중미니면접(MMI) 등 대학별로 다양하게 실시한다. MMI면접은 3~6개의 각 방에 상황을 부여해 지원자의 인성을 집중적으로 평가하는 면접 방식이다. 학생이 여러 방을 돌면서 다양한 유형의 제시문을 읽고 답변하는데, 2~3명의 면접관이 의사 자질, 의사소통능력, 환자와 공감 능력 등을 다면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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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I면접이 일반면접과 다른 점은 짧은 시간에 주어진 제시문에 대한 논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원자가 면접을 치르는 방은 2개에서 6개 정도로 시간은 각 방에서 8분~15분 정도 된다. 보통 2분 정도에 제시문을 읽고 문제 상황을 파악하고 답변해야 주어진 시간 내에 알맞게 말할 수 있다.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서 지원자의 윤리적 결정을 평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MMI면접을 시행하는 대학은 서울대, 부산대, 아주대, 인제대, 한림대, 계명대, 건양대 등으로 전체 의대의 20%가량 차지한다.



MMI면접의 기출 문항을 분석해보면 인간관계에서 의사소통과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딜레마 문제가 가장 많았고, 사회제도와 인간관계의 문제, 과학기술의 문제, 윤리와 노동에 관련된 문제도 출제되고 있다. 이때 간단한 제시문이 제공되는데 제시문을 빠르게 이해하고 그 문제에 대한 답변을 빠르게 생각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 재빨리 대응할 준비와 의사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면서 인류애를 지닌 의사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답변을 해야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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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한림대 기출문제를 살펴보자. 이 문제에서 의료인의 윤리의식을 물으며, 지원자에게 상황 이해와 평가, 그 평가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도록 한다.


<가> 경희는 갓 의사 면허를 발급받은 뒤, 이를 축하하기 위해 친구와 여행을 가게 되었다. 경희와 친구가 탄 비행기가 이륙한 뒤 30분쯤 경과, 비행기 앞쪽이 소란스러워지더니, 곧이어 “지금 위급한 환자가 기내에 있사오니, 탑승객 중 의사 혹은 간호사께서는 앞으로 나와 주십시오.”라고 하는 닥터콜(doctor call) 방송이 나왔다. 경희는 의과대학 수련 및 실습 과정 중 응급처치를 경험해 본 적은 있으나, 경희가 직접 주도해서 해본 적은 없었고, 경희 혼자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에는 미숙하리라 생각되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탑승한 의사가 없는지, 오랜 시간 반복하여 방송이 나왔고, 옆자리 친구는 “네가 승무원들보다는 낫지 않겠니? 한 번 나가봐”라고 하였다. 경희도 본인이 나가면 기도확보나 심폐소생술 등의 기본적인 응급처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책임질 자신이 없었고, 경희 혼자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워 끝까지 나가지 않았다.


(문제 4-1) 경희의 행동에 대하여 개인 윤리 및 사회 윤리 두 가지 입장에서 평가하시오. 또한 각각 윤리적 측면에서 평가의 근거를 제시하시오. (출처: 2019 한림대 의예과 학종 면접문항 중 일부)


위와 같은 문제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명과학 교과서와 의사 입문 윤리서를 읽으면서 교과 개념을 파악하고,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 대한 대응 연습을 해야 한다. 이는 짧은 시간에 준비 가능한 내용이 아니다. 평소 차근차근 쌓아가면 좋은데, 동아리활동을 통해 친구들과 다양한 독서를 하면서 습득된 지식을 바탕으로 생각을 나누는 토론을 평소에 하는 것이 좋은 연습이 된다.


MMI면접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 틈틈이 인권과 의학 분야의 기사를 읽고 의사의 삶 자체에 놓인 수많은 선택 상황을 이해하는 연습을 한다면 효과적일 것이다. 딜레마적 상황에서 자신의 선택과 판단뿐만 아니라 다른 선택을 한 사람의 입장까지 나아가 생각하고 정리한다면 대비가 충분히 될 것이다. 면접도 시험이다.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미리미리 준비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제시문 기반 면접은 3~4년 치 기출문제를 분석하고 답변을 만들어 친구들과 연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학에 따라 입학 홈페이지에서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전 연도 면접의 모든 문항을 공개하기도 하니, 꼭 찾아보고 해당 문항에 대한 예시 답변을 만들어 연습하도록 한다. 그 답변을 외운 듯이 말하기보다는 본인의 생각을 논리와 근거가 명확하도록 논리 정연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말하기가 중요하다.


면접관의 질문에 적절히 응답하고, 관련된 문제에 관한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하는 기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바로 말하기보다 마음속에서 정리하고 순서를 정해 차례대로 말한다. 자신 있는 말투를 유지하고, 말에 억양을 넣어 강약을 조절하여 활기차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말을 끝까지 자신 있고 정확한 발음으로 답하는 연습을 꼭 하자.


최신 기출문제와 예상문제, 그리고 학생부 항목별로 본인의 역량을 보여줄 문항을 만들어 메모하면서 답변을 기록해보자. 면접관의 예상 질문, 질문의 의도와 요점을 정리하고 모범답안을 작성하는 것이다. 이런 메모는 자신의 역량을 확인하게 하며, 꾸준한 연습은 좋은 결과로 이끌어 줄 것이다. 또한 항상 거울을 보면서 연습하거나 동영상을 촬영해서 모니터링하자. 자신감이 들면 친구와 함께, 또는 선생님과 진행하는 모의 면접을 진행해보자. 이때는 실전 면접처럼 세팅해서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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