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여를 일에 파묻혀 치열하게 살다가 건강도, 마음도 힘들어져 쉬었다.
쉬면서 뭘할까 하다 무너진 체력을 일으켜야지 싶어 걷기를 시작했다.
매일 조금씩 걷고 토요일 오전에는 되도록 멀리, 여유있는 걷기를 도전해 보았다.
창호 꼭대기 오르막 길을 헐떡거리며 올라서니, 세상에나 이렇게 멋진 풍경이 보인다.
사람들이 누구나 그리워하는 바다가 나에겐 눈만 돌리면 보이는 곳에 사는데, 그동안 일에 치여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살았다니!
갑자기 억울해 졌다.
그래서 바다가 보일 때마다 사진을 찍고 감상이나 생각을 남겨보려고 한다.
바다가 잔잔하다. 하늘과 어우러져 광활한 캔버스가 펼쳐진 것 같다. 숨울 헐떡였던 것 조차 잊은 채 그냥 "와~~~!" 하고 바라보다 사진을 찍었다.
사진 찍은 언덕을 아래서 내려다보니 길을 따라 조그만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조금 걸어 내려가니 열정(desire)이 보인다!
열정을 불태우다 쉬고 있는데, desire라는 글은 '무엇에 또 열정을 태울까?' 생각하게 한다.
못말려! 역시 나란 사람은 뭔가에 빠져야 사는가 보다. 사실 쉬니 뭔가 무료하고 재미가 없긴 하다.
그치만, 태양의 열정을 받는 바다는 오히려 잔잔한 걸..
열정과 잔잔의 조화를 생각하게 한다. 일과 운동의 조화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