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벌써 두 번이나 바뀌는 동안 나는 젖어버린 편지들을 여전히 버리지 못했고 아마 죽었을 거라 생각했던 당신이 정말 죽었을까 하는 마음에 잠에 들지 못하는 날들도 있었어. 매정에 매정을 더해 나를 괴롭힌 끝은 결코 행복은 아니었으며 죽어버린 꽃이나 벌처럼 그을린 인간으로 그저 연명해가기만 하네. 의미 있나. 이런 삶이 의미 있는가. 벽을 타고 들리는 대답은 늘 제자리. 속은 팽창해가고 그러다 말라가고 나는 결국 다시 태어났어. 사랑을 사랑하는 인간이 되어야지. 증오를 사랑하던 당신처럼은 살지 않아야지. 내가 나에게 묻고 벽이 대답하고 눈을 감으면 온통 그날 바다만 선명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