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움은 탄수화물에서

아니 체력에서

by 송희

나는 의식이 존재하던 시절부터 예민했다.

남들보다 받아들이는 것이 조금 남달랐다고 해야 하나

그냥 그러려니 이런 말을 어릴 때부터 이해하지 못했다.

시간 약속을 안 지킨다던가, 내가 생각한 대로,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굉장한 스트레스가 되곤 했다.


근데 요즘처럼 잘 먹고 잘 자고 운동도 많이 하니까.

오히려 여유로워지고 있다.

오늘도 그렇다,

시간대로 계획을 짜는 나에게 당일에 약속을 변경하던가

내가 몸이 안 좋다고 그 계획한 것을 못 한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일전에도 적었듯,

나는 아파서 쓰러지지 않으면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 스타일이었다.

마치 하루 살고 죽는 사람처럼

하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나는 내일이 있다.

오늘 힘들어서 못하는 것은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내일도 살아갈 것이니까.

나의 삶이 지속되는 것이니까.

요즘에서야 그것이 실감이 간다.

누군가가 그랬다.

인간은 매일 100퍼센트로 사는 것이 아니라 언제는 120 언제는 80으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라고

그 당연하고 사소한 것이지만 그것을 잘 몰랐다.

그 이유가 나는 체력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체력이 없었기에 여유가 없었고, 그 없는 체력을 쪼개 내가 하고픈 일을 해야 했기에 여유도 부족했다.

그러하기에 살도 찔 수가 없었고.

그러니 지금 잘하고 있는 듯하다.

어느 정도 체력이 있어야 살도 찌고 운동도 하고 그럴 수 있는 듯하다.

그 당연한 말을 나는 내가 해봐야 아나보다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인간.

그게 나다.

하지만 그게 좋다.

내가 알아가는 재미에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닐까

모르기에 살아가는 맛이 나는 것 같다.

요즘 나는 참 행복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다.

아빠가 많이 아파서 밥도 못 먹는 것이 마음에 걸리고 아빠가 매일 안쓰럽지만,

그래도 나는 그 덕분에 성장했고, 나다운 길 나의 인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나는 불효녀 일까.

응 불효녀 맞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만 생각하니까.



그렇지만 나 요즘 좀 행복하고 사는 것 같다.

힘들고 뭔가 일이 있어야 나는 사는 것 같다.

내일은 헬스를 안 가니까

내일도 내 마음에 드는 하루로 채워가야지


하루하루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좋다.


요즘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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