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사한 하루하루가 흘러 결국은 저 차가운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하더라도, 그 시간 속에서 핏덩이는 자라서 여자로 변한다. 그 아이는 내가 기른 아이가 아니라, 저절로 자란 아이였다. 무사한 날들의 이 한없는 시간들이 아니라면 무엇이 그 아이를 여자로 길러줄 것인가. 그리고 그 생명의 고유한 힘이 아니라면, 어린아이가 어떻게 여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핏덩이가 자라나서, 검은 머리카락이 늘어지고 젖가슴이 도드라지고 또 어깨가 둥글고 잘 웃는 여자가 된다는 것, 이 생명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가 지상에는 없다. (중략) 갓난아이가 여자로 자라는 기적과, 덧없는 것들의 영원함만이 구덩이를 기다리는 이 무사한 그날그날의 행복이다.
김훈 <라면을 끓이며> 중에서
1. 작가가 제목을 붙인 이유를 상상해서 써주세요.
작가는 죽음이 아직 두렵다고 했다. 죽으면 사랑이나 열정도 모두 소멸할 것 같다고 표현했다.
덧붙여 사람의 죽음을 가까이서 지켜본 일이 있었는데, 마치 연기가 빠져나가듯이 생명이 가뭇없이 빠져나간 것처럼 보여 살아 있는 동안의 무사한 하루하루에 안도감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행복에 대한 추억은 별것 없다고, 행복에 대한 작가의 빈약한 이야기는 바로 그 무사한 그날그날에 대한 추억이라고 했다. 그러므로 작가의 목숨이라는 제목은 생명의 고유한 힘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나에겐 어렵다. 풍요로운 사색이 짙은 작가의 언어들이.
인간의 삶이란 찬란한 생명으로 태어나 죽음의 길로 저물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 글의 제목인 목숨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았다. "사람이나 동물이 숨을 쉬며 살아 있는 힘"이라고 어학사전에 실려있다. 사람은 마지막 목숨이 다할 때까지도 살아 있는 모든 힘을 끌어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 또한 죽음이 너무나 두렵고 무섭다. 내가 아직 경험해보지도 않았을뿐더러, 감히 경험하기 싫은 그 죽음이라는 세계. 아직은 닿을 것 같지 않아서, 내가 숨을 쉬며 살아 있는 힘을 느끼기에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살아옴에 감사함이 따른다.
2. 이 글에 제목을 붙인다면?
무사한 날들이 쌓여서, 진부한 삶의 끝없는 순환, 덧없는 것들의 영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