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어 부족하다 말하지만
비어있는 만큼 담을 수 있어
비어있어 허전하다 말하지만
비워버린 만큼 설렐 수 있지
비움은 머무르지 않는 구름
바닥으로 질 줄 아는 꽃잎
비움은 그만큼 채워 넣는
여백으로 빚는 꿈 조각
김용성 <비움>
"비움은 그만큼 채워 넣는 여백으로 빚는 꿈 조각"이다.
이 시의 마지막 연이 참으로 인상 깊었다.
이 앞의 "비어있는 만큼 담을 수 있고, 비워버린 만큼 설렐 수 있지"라는 시의 1연과 2연의 끝 행과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비우는 만큼 여백의 미가 보일 테고, 나만의 꿈으로 채울 수 있는 꿈의 조각들이라고 나만의 해석을 내린다.
저번 주에 곧 이사 갈 새 집의 사전 점검을 다녀왔었다.
저번 주까지도 이사라는 게 실감 나지 않았던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새 집을 보고 나니 아무것도 없이 텅텅 비어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여백의 미를 진하게 발견한 순간이기도 했다.
정말 필요한 것들만, 내가 그리고 있는 것들로만 채워나간다면, 내가 처음 느꼈던 여백의 미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겠지?
비어있는 만큼 담고, 비워버린 만큼 설레는 마음을 담은 나의 미니멀 라이프를 꿈꾸며.
여백의 미를 한껏 갖춘 우리의 새 집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