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순간

코로나가 나에게 준 기적

by 노을책갈피

나의 독서 역사는 사실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2020년 초가 시작점이었다.

매일 아이들과 부대끼며 무료하게 반복된 일상을 보내는 삶도 지치던 찰나였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에게 책을 추천받았고, 그 책은 나 스스로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그동안 잘 살아왔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것이었다.

그 책을 통해 경력단절 여성으로 고된 육아로 힘들었던 나 자신과 마주하며, 현재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불안했던 마음의 짐을 덜어내고,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명확하게 쫓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다.


책을 통해 영감을 받았던 것일까? 나는 그 해 3월 무작정 기장군민대학 평생교육원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수업’을 신청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나를 찾아가는’이라는 강의명이 끌렸다.

7~8년 동안 육아만 해왔던 터라 온전한 나를 찾고 싶었다. 정말 간절하게 그리고 절실하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자신만의 이야기로 글을 쓰는 방법, 인생책 소개, 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이론들과 퇴고 방법도 배울 수 있었다.

강의 내용은 이론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수업임은 물론이고, 특히 수강생들이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인생 이야기를 글로 써보고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삶의 지혜와 사연들이 너무나 감동적이고 따뜻했다.

수업 중 나의 인생책을 소개하면서 최근에 지인에게 추천받고 읽은 책을 소개했다.

다른 수강생들의 독서 역사를 찬찬히 들어보자니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나는 최근에 한 권 밖에 읽어내지 못했던 나의 독서 습관을 반성하며, 적어도 한 달에 1권 이상은 읽자고 다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지인에게 추천받은 책의 작가가 쓴 다른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그 이후 다른 친한 지인에게 선물 받은 책, 일명 베스트셀러를 읽게 된 것이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책이었고,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한 행복과 변화하지 않을 것만 같던 나의 하루하루도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

그렇게 2021년의 나는 책과 조금씩 친해져 왔고, 소소하게 책모임도 잠시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처음에는 최장기간 베스트셀러였던 책으로 시작하였고, 이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책을 접할 수 있도록 그림 동화책을 통해 단편적인 아닌, 다양한 관점으로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그런 식으로 나는 2021년에 20권의 책을 읽었다.

한 달에 책 1권 읽기 프로젝트는 사실상 성공하였던 것이다.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친한 지인이 자신이 어떤 출판사의 서평단에 소속되어 신간을 받아서 블로그에 책을 읽은 서평을 올리고 있는데 같이 그 활동을 해보자고 권해주었다. 나는 흔쾌히 수락하였고, 이를 계기로 한다면 작년처럼 한 달에 1권 이상은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올해는 작년보다 더 욕심을 내고자 한 달에 2~3권을 목표로 상향조정하였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오늘부터 2주에 한 번씩 책모임을 시작하였다.

6명이 돌아가면서 한 권의 책을 지정해서 2주 동안 읽고, 그에 대한 질문을 1~2가지씩 하고 답하며,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들어보는 것이다. 오늘 책모임을 통해 느낀 것이 많다.

책을 읽고 느낀 점을 공유하는 것도 물론 좋았지만, TV 없이 오롯이 책과 함께 하는 아이 육아도 고민하게 되고, 책을 많이 읽는 엄마들이 생각하는 교육 방식과 가치관 등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일상이 책인 사람들이 책을 대하는 진지하고 열정적인 자세와 마음가짐을 배운 것이다.

이제 두 번째 모임을 위해 새로운 책을 펼쳐야 한다.

책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순간, 책이라는 작지만 큰 세계가 주는 끌림과 매력을 내 안에 그대로 흡수하기 위해서, 내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책을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