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악기, 나의 기타 도전기

악기 도전기

by 노을책갈피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딱히 취미라고 내세울만한 것이 없었다.

예전에 한창 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작성할 때면 취미와 특기란을 제일 마지막에 채우는 일이 허다했다.

기껏해야 취미는 음악감상, 특기는 잘하지는 못 해도 적을 것이 마땅히 없어 노래하기라고 적어내야만 했다.

과연 취미란 무엇일까? 어학사전을 찾아보니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하여 하는 일이며, 아름다운 대상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힘이고, 감흥을 느끼어 마음이 당기는 멋이라고 언급되어 있다.

즐기기 위해 하는 것이 취미라면, 과연 나는 어떤 것을 취미로 여기며 감흥을 느끼고 있을까?


나는 최근에 TV로 싱어게인 2를 즐겨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무명가수들이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노래와 연주실력을 바탕으로 그들의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그 간절하고도 소중한 3~4분의 무대를 위해 열심히 연습하는 과정을 보면 과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열정과 무대에 대한 간절함도 감동이지만, 타고난 재능과 끼는 아무나 따라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기타 연주를 하며 노래하는 참가자들의 무대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기타 연주만 해내는 것도 힘든 과정인데, 그 연주에 자신의 목소리를 얹어서 특유의 리듬감과 가창력을 뽐내는 무대를 보면 정말 감탄 그 자체다.

참가자들의 놀라운 무대들을 보며 계속 호기심이 생겼다.

'기타는 어떻게 연주하는 것일까?'

'기타 연주는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이번 기회에 기타를 정식으로 배워보기 위해 근처에 있는 기타 음악학원을 알아봤다. 다행히 오전 시간으로 레슨을 받을 수 있어서 과감히 3개월 과정을 등록했다.

그리고 저렴하게 초보용 통기타를 구매하였다.

나의 기타 레슨은 정확히 1월 25일부로 시작됐다.

일주일에 한 번씩 레슨을 받고 있으며, 총 1시간 수업으로 진행된다.

그동안 총 3번의 레슨을 받았다. 설 연휴와 바쁜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2~30분씩 연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첫 수업에서는 1번 E 현(첫째 줄)에서의 음률을 배웠다.

높은 미, 파, 솔을 익히며 기타 현에 나의 양손의 손가락을 얹어서 소리를 내보았다.

일단 악보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다행히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운 기억을 떠올려 계이름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미, 파, 솔 연습곡으로 연주를 반복해서 해보고, 다음은 2번 B 현(밑에서 두 번째 줄)에서의 음률을 배웠다. 높은 시, 도, 레 음이다.

아까 배웠던 두 현으로 연주하는 록음악을 반복해서 연주했는데 좌절했다.

음이 정확하게 외워지지도 않았고, 손에 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처음이라 당연한 결과였다.

이런 과정을 보고 있던 기타 강사님은 오히려 많이 틀려야 늘 수 있다고 위로해 주셨다.

그리고, "매일 10분이라도 꼭 연습하려고 해라. 꾸준하게 연습하면 분명히 양손가락이 기억하여 음을 정확히 익힐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두 번째 수업은 드라마 가을 동화에 나오는 ‘로맨스’를 단음으로 두 줄만 연습하도록 지도해 주셨다. 어설프지만 단음으로라도 아름다운 ‘로맨스’가 연주되는 것을 느끼니 조금은 자신감이 늘었다. 그리고 3번 G현에서의 음률인 솔, 라를 배웠다.

총 세 현을 배워서 연주할 수 있는 곡이 늘어났다. ‘달빛으로’, 신세계 교향곡인 ‘라르고’를 연습해 보았다. 여전히 음률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실수를 반복했다. 그 부분은 집에 와서도 매일 반복하며 연습했다.

세 번째 수업에서는 코드를 배웠다. 코드는 둘 또는 그 이상의 화성적인 음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악보를 보자면 음표들이 동시에 코드로 연주될 때는 하나의 기둥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세 줄로 이루어진 C코드(솔, 높은 도, 높은 미)를 차례로 음을 쳐보며 코드를 익혔다. 베토벤 교향곡 9번인 ‘환희의 송가’를 천천히 연습해 나갔다.

그리고 G7코드(솔, 높은 시, 높은 파)를 배웠다.

이후 C코드와 G7코드가 접목된 록음악을 천천히 연주해 보았다. 코드를 배우니 ‘곰 세 마리’의 반주를 연주할 수 있었다.

조금 어색함 감은 있지만, 나의 기타 반주로 ‘곰 세 마리’를 노래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오늘도 총 3번의 수업에서 배운 1~3번 현과 두 코드의 악보를 보며 처음부터 다시 30분여 가량 연습을 했다. 맨 처음에 느꼈던 좌절감보다는 "틀릴수록 더 늘 것이다"라는 기타 강사님의 말을 믿고 기대감을 가지려 한다.

틀린 음률은 다시 정확하게 짚어보는 연습을 하며 무한 반복하고 있다. 비록 높은음이지만 ‘종소리’라는 곡도 완주할 수 있게 되었다.


‘꾸준함이 승리한다’라는 말을 나는 믿는다. 나의 기타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틀릴수록 더 열심히 배우고, 연습해 나갈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 누군가에게 기타 현을 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는 그날까지, 나의 기타 연주는 꾸준함을 무기로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