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쓸 수 있겠다

추사 김정희 선생의 판전

by 노을책갈피

"왜 소년 명필이 없는가?" 칼럼을 일부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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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삭은 맛, 서툰 느낌이 잘 드러난 작품으로 정평이 난 작품이 있다. 바로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판전이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사찰 봉은사 경내 판전의 현판이다.

이 작품은 추가 선생 서거 삼 일 전 휘호로 전해진다.

일부 평자들이 추사 일생일대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작품이다.

예스럽고, 조화로우며, 강한 듯 여유롭고, 빈틈없으면서도 너그러운 추사 선생의 그 많은 명작들을 넘어선

작품으로 존중받는 작품이다.

평자들은 추사 선생의 개성 강한 그 많은 작품들과 또 다른 개성을 지닌 그 작품에 탄성을 지른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이 작품은 보는 사람들의 느낌이 경우에 따라 크게 다르다.

서예의 문외한들은 "이렇게 못쓴 글씨가 그렇게 유명한가?" 한다.

우연히 저자 곁에서 함께 감상을 하던 한 초등학생도 "이 정도는 나도 쓸 수 있겠다."라고 거침없이 말했었다.

아이 엄마의 당황하던 표정이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눈에 선하다.

바로 이런 인상의 작품 판전, 대다수의 서예초학자들도 그 학생과 같은 느낌일 것이다."



나 또한 서예초학자로서 김정희 선생의 판전을 보고 같은 생각을 했다.

'판전'이라는 한자 두 음절이라 따라 쓰기 쉬울 것이라 여겨졌고, 일부 평자들이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이유를 모를 수밖에 없다.

곰삭은 맛, 서툰 느낌을 살리는 경지까지 이르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연습하고 인내해야 한단 말인가?

오늘 서예수업을 통해 한자 기본체만 연습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같이 수업을 듣는 어르신들은 기본 5년 이상 꾸준히 배우신 분들이시며, 대부분이 10년 이상으로 서예에 아주 단련되신 분들이다.

서예 초보인 나에게 당신들의 경험과 노하우에 대해 따뜻한 말씀과 마음들을 전하신다.

겁 없이 도전한 나였지만, '참 쉬운 길은 없구나'를 느끼면서도 기본기가 정말 중요함을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