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세월이지만, 한 가지 책을 통해 나누는 이야기 소재들은 매우 풍부하다.
독서 모임에서 매달 선정된 책이 있다.
독서 편식이 심해 여러 장르의 책을 골고루 읽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달에 선정된 책은 <트렌드 코리아 2022>였으며, 이번 달은 <시를 납치하다>였던 것이다.
오늘은 류시화 시인의 <시로 납치하다>라는 책을 통한 독서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가 주는 함축적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었고, 독서 모임을 통해 시가 가진 의미를 사람마다 다양한 각도로 해석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파울 첼란이라는 독일시인은 시를 필사해 본다.
"시는 일종의 '유리병 편지'와 같다. 그 유리병이 언젠가 그 어딘가에, 어쩌면 누군가의 마음의 해안에 가닿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시인이 유리병에 담아 띄우는 편지 말이다."
파울 첼란은 시를 '유리병 편지'라고 표현했다.
그 유리병이 나의 마음의 해안에 와닿으리라는 생각조차 못했지만, 시가 주는 감정의 소용돌이와 작은 것 하나도 허투루 보지 않는 시인들의 통찰력과 섬세함이 처음으로 나를 시의 세계로 이끌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식으로 나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쓰는 것도 좋지만, 언젠가는 나도 여느 시인들처럼 나만의 시를 써보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생겼다.
오늘 독서모임을 통해 어떤 한 분이 소중한 후기를 남겨주셨다.
"<시를 납치하다>를 통해 나누었던 이야기만큼은 우주를 품을 정도로 크고 깊었다고 살짝 부풀려 봅니다. 책의 어느 부분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깊은 뜻을 음미하느라 순간 다 같이 침묵에 빠졌던 순간이 기억에 남네요. 시도 좋았지만 류시화 시인의 해설이 이해를 높여줬고, 해설에 나오는 글이나 시들도 보석 같은 부분이 많아서 옆에 두고서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들춰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이다.
우주를 품을 정도로 크고 깊은 이야기들, 깊은 뜻을 음미하느라 순간 다 같이 침묵에 빠졌던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