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보다 읽다 말하다>를 읽고

내가 살아가는 '오늘날'의 내 모습은?

by 노을책갈피

<말하다 시리즈>


[1부- 내면을 지켜라]

소제목: '오늘'을 살아간다는 것


타인과의 경계를 함부로 침범하는 사회

"마흔이 넘어서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친구가 한국사회에서 그렇게 강조하는 것만큼 중요하지는 않다는 거예요. 그때의 저는 매일같이 벌어지는 술자리에 시간을 너무 많이 낭비했어요.

차라리 그 시간에 책을 읽었으면 어땠을까?

잠을 자거나 음악을 듣거나, 아니면 그냥 거리를 걷든가. 이십 대, 젊을 때에는 그 친구들과 영원히 같이 갈 것 같고 앞으로도 함께 해나갈 일 이 많이 있을 것 같아서 손해 보는 게 좀 있더라도 맞춰주고 그러잖아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 자기 취향이 점점 분명해지면서 결국은 많은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더군요. 인맥이니 인간관계니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자기 자신의 취향에 귀 기울이고 영혼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드는 게 나를 위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도 10대 때는 학창 시절의 친구가 영원할 것만 같아서 그 친구들에게 맞춰주기도 하고, 가끔씩은 다툰 친구와의 관계에 대해 골똘히 고민하며 온 하루를 다 쓸 만큼 친구와의 관계를 중요시 여겼던 것 같다.

그렇지만 20대 때 새롭게 대학생활을 시작하고,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를 낳는 등 인생에 중요한 시점이 오면서 그 많은 친구들 중에서도 내 주변에 남을 친구들만 결국에는 남는다는 사실을 점점 느끼게 되었다.

한 때는 멀어진 친구들에게 홀로 서운함을 삭이기도 했었지만, 그 또한 결코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지만 지금 30대인 내 인생에서 친구도 중요한 것도 사실이다.

그 시절 친구라는 존재가 있었으니 나의 어두웠지만 빛났던 과거도 함께 존재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오랜 친구들을 만나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나 감정을 읽어주는 느낌도 들고, 엄마가 아닌 온전한 나로서 이해받는 느낌이 좋다. 물론 현재는 내 자신의 취향에 더 귀 기울이는 시간이 예전보다 늘기는 했지만, 각자의 삶이 있으니 이해하고 존중해야 될 부분도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나의 결론은 인간관계를 통해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하기에 나의 성장에 있어서도 꽤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시대의 인간 군상

"모두가 똑같은 각도로 고개를 숙인 채 손에 든 스마트폰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길을 걷는 사람도, 지하철에 앉아 있는 사람도, 모두 같은 각도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습니다. 맥락을 모르는 외계인이 문화인류학점 관점에서 그들을 관찰했다면 아마 무슨 종교적 의식으로 착각하고도 남았을 겁니다."


* 나도 "모두 같은 각도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그들 중 한명일 것이다.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는 스마트폰이 하나의 혁명과도 느껴졌고, 그렇기에 신박하고 매력적으로 나를 사로잡는 기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피씨나 노트북을 열지 않더라도 그때그때 다양한 정보를 확인해 볼 수 있고, 간단한 과제나 중요한 서류도 중요한 대상에게 이메일로도 손쉽게 보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코로나 시국 속에 스마트폰과 나는 마치 한 몸이라도 된 듯 TV 리모컨처럼 항상 옆에 있어야만 편한 물건이 되었다. 나의 여유로운 시간에 너무 침투해 정작 내 소중한 시간을 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보게 된다. 코로나 시국 속에 사람들과의 거리 두기를 하듯, 나는 스마트폰과도 거리 두기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요?

"인간에게 꼭 필요하지만 결여된 부분을 동물이 해줍니다. 예를 들어 성인이 되면 친밀한 행위를 별로 안 하죠. 아빠 왔다고 가서 핥아주고 그러지 않잖아요. 그런데 개는 그렇게 하고, 그럼으로써 서로의 본성에 비어 있는 부분을 채우는 거죠. 또 최근에 나오는 이야기를 보면 동물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람의 경우 면역력도 훨씬 강하다고 해요. 인간만 청결하게 격리되어 사는 게 사실 더 이상하지요. 동물로부터 진화하고, 함께 살고, 많은 걸 공유하는 것이 우리에게도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도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반려견과의 삶이라 너무 공감이 됐다.

정확히 내가 중학교 3학년이던 시절, 어머니께서 나의 내성적인 성격을 개선해 주려고 데려온 한 마리의 강아지. 시간이 흘러 두 마리가 되었고, 그 두 마리의 반려견은 내가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시간 속에 함께 존재하면서 무려 16년 동안 함께하며 2017년도에 두 마리의 반려견을 힘겹게 하늘나라로 보내줬다.

한결같이 주인에게 충성하는 반려견. 그들의 생존 본능일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인간보다 나은 점도 많다고 생각한다.

나를 향한 반려견의 친밀한 행위를 통해 나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랐고, 중학생 때부터 반려견과 함께 자라와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아픈 데 없이 잘 성장해 왔다.

내가 결혼하고 나서는 반려견과의 이별이 너무나도 힘들어 '절대 키우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했건만, 우리 아이들이 너무나도 예뻐하는 강아지인지라 작년부터 또다시 예쁜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우리 가족과도 같은 존재인 반려견 베리. 내가 기쁠 때나 슬플 때, 외로울 때 늘 함께하는 베리와의 먼 훗날 슬픈 이별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나. 이러한 사실을 보더라도 내 인생에 반려견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고, 앞으로도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은 내게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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