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el Jun 25. 2024

하소연

싸가지없음에 대하여..

눈밑 떨림이 점점 심해지고 있어서 집 근처 종합병원을 찾았다.

병은 소문내는 것이라고. 지인들의 권유로 바나나도 지속적으로 먹어보고 종합영양제가 아닌

단독 마그네슘도 먹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해 병원을 찾은 것이다.

월 1회. 몇 개월간 병원을 이용하였다.

그 사이 접수받는 원무과 여직원에 대해 너무 불친절하다 생각했었는데,

어느 한날 영수증 문제로 그녀와 작은 실랑이가 있었다.

불친절을 넘어 4가지가 없는 그 직원의 행동에 기분이 많이 불쾌했었다.

(물론 실랑이의 상대방이 있는 일이라 나의 입장임)

명찰 미착용 상태라 이름을 물었다. '그건 왜요?'라고 답하며 본인의 이름 밝히기를 거부했다.

재차 물었다. 마지못해 이름을 밝혔다.

지금은 그 이름을 까먹었지만 그 당시에는 원무과에 전화해야겠다는 생각 했다.

병원 내원 시 맨 처음 만나는 곳이 접수처인데 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의 친절하지 못함을 넘어

불친절함에 대해 신고하고, 대민 서비스 교육이 꼭 필요해 보인다고 말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기분 나쁨에 씩씩거리던 내 마음은 병원 진료를 마무리하고 병원을 나서면서 약간 누그러졌다.

세상엔 친절한 사람도 그 반대의 사람도 있지 뭐! .

젊은 그 여직원도 세상일 겪다 보면 어린, 젊은 날 본인의 그러했던 행동 때문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반성의 날이 오겠지! 직장 생활한다고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랬겠지! 

씩씩거리던 마음에 나만의 방식으로 나를 위로하고 그렇게 잊고 지나왔다.

세상사 그보다 더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으니까.


약 1년 정도만에 다시 그 병원을 찾게 되었다. 이번에는 팔에 화상을 입었다.

물론 그때의 눈떨림은 그 병원 약으로도 해결되지 못하고

다른, 약간의 경제적 부담이 되긴 하지만 다른 영양제를 먹으며 눈떨림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이번에 그 병원을 갔을 때 접수처에 보이지 않던 그녀가 약간의 통로 공백을 둔 한 블록 건너편

입. 퇴원처로 이동해 있었다. 얼굴을 딱 보니 그녀였다. 여전히 그녀의 얼굴은 차가움을 품고 있는 모습이었다.(물론 나의 일방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단순한 궁금증이 일었다. 병원에서의 저런 이동은 승진의 개념일까? 아님 그냥 일반적인 병원 내 순환근무의 차원일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고 있노라니 '큭!' 마뜩잖은 웃음이 나왔다.


화상으로 진료받아야 할 진료과 앞에서 대기했다. 환자들로 붐비지는 않았지만 담당 의사의 수술과 대기 환자 등으로 내가 진료받으려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신속함이 필요한 화상인지라 다른 환자들에 양해를 구하고 배려해 준 간호사 덕분에

조금 빨리 진료받게 되었다. 감사했다.

식염수와 베타딘 소독액으로 팔의 화상부위의 열을 식히는 작업부터 시작되었다.

따갑고 아팠지만 고통 감수는 나의 몫.

휴무라 집에서 전기 압력밥솥에 감자를 찌는 중 밥솥옆에서 또 다른 일을 하다가 칙칙 거리는 압력솥의 추에

팔이 스쳤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1초도 걸리지 않았던 찰나였지만 넓은 U자형으로 팔의 피부가 벗겨져버렸다. 찬물과 아이스팩을 동원해서 응급처치하며 병원을 찾은 것이다.


심재성 2도 화상.

의사 진료를 받고 화상열을 뺀 후 팔에 메디폼 처치와 붕대를 감아주는 간호사를 보며

문뜩 떠오른 질문을 했다.

'접수처에서 입. 퇴원처로 이동하는 것은 승진인가요?'. 연차순에 따른 이동인 것 같다고 했다.

왜 그러시냐,라고 물어왔다. 사실 이만큼 저만큼 해서 묻는다고 했더니

'그 사람 여자죠?'라고 되물어와서 웃었다.

그 여직원의 싸가지없음에 대해서는 이미 직원들 사이에서도 소문 나 있다고 했다.

'혹시 병원 친인척인가요?'라고 물었더니 그건 잘 모른다고 했다.


사람은 태생과 성장 속에서 저마다의 색깔을 지니게 된다.

태생적 색깔이 마음에 안 들면 성장 속에서 바꾸려 노력하기도 하고

또 태어나면서 받은 좋은 색깔을 변치 않도록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모두에게 칭송받으려 애쓸 필요는 없으나 굳이 나의 싸기지 없음을 발설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싶다. 인지상정, 역지사지...의 마음만 있다면 상대방과의 부딪힘은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 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아기의 편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