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새벽, 트랙 위의 철학
새벽 4시, 빗소리로 깨어났다.
‘오늘은 쉬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
파주스타디움으로 향했다.
텅 빈 체육관,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내 발소리만이 울렸다.
비가 조금 잦아든 후, 지영공원으로 옮겼다.
빗물이 고인 트랙을 한 바퀴, 또 한 바퀴 돌며
나는 생각했다.
꾸준함은 완벽이 아니라, 선택의 반복이다.
러닝을 마치고 책 한 권을 펼쳤다.
권은주 감독의 『인생에 달리기가 필요한 시간』.
그녀는 말했다.
> “달리기는 기록이 아니라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오늘의 달리기가 딱 그랬다.
누구를 이기려는 것도, 증명하려는 것도 아닌,
그저 나 자신을 확인하는 시간.
비에 젖은 신발보다,
꾸준히 이어지는 내 마음이 더 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