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 · 네모트랙 러닝
매일 달리기 212일차 · 소아암 환우돕기 마라톤 D-18
트랙 위를 달린다는 건, 같은 길을 반복해서 밟는 일이다.
도착점도 없고, 목적지도 없다.
하지만 그 반복 속에서 나는 내 마음의 모양을 발견한다.
오늘은 새벽 공기가 유난히 차가웠다.
첫 걸음을 내딛자마자 발끝으로 스며드는 냉기가
잠든 몸을 깨웠다.
트랙의 고무 냄새, 신발이 닿는 리듬,
그리고 정적을 가르는 내 숨소리 —
이 모든 것이 나를 현실로 끌어올렸다.
몇 바퀴쯤 돌았을까.
주변 풍경은 그대로인데, 마음이 달라졌다.
몸은 똑같이 움직이는데, 생각은 조금씩 가벼워졌다.
그때 깨달았다.
트랙은 변하지 않지만,
그 위를 걷는 나는 늘 변하고 있었다는 걸.
꾸준함이라는 단어를 나는 러닝으로 배운다.
꾸준함은 의지로 되는 게 아니다.
그건 매일의 반복 속에서 ‘자연스러워지는 태도’다.
하기 싫은 날에도, 피곤한 날에도,
몸이 기억하고 마음이 따라가는 리듬.
그게 꾸준함이다.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매일 같은 길을 뛰면 지루하지 않아요?”
나는 웃으며 대답한다.
“길은 같지만, 내 마음은 매번 다릅니다.”
트랙을 돌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달리는 게 아니라,
트랙이 나를 한 바퀴 더 끌어주고 있는 건 아닐까 하고.
한 바퀴, 또 한 바퀴 —
그 반복은 나를 닮았다.
지쳐도 포기하지 않고,
멈춰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의 습관이 되었다.
러닝은 기록의 싸움이 아니다.
속도를 내기 위한 경쟁도 아니다.
그건 ‘지속 가능한 마음의 리듬’을 찾는 일이다.
어떤 날은 빨리, 어떤 날은 느리게.
그 속에서 나는 나를 조율한다.
오늘의 러닝은 완벽하지 않았다.
숨이 거칠었고, 몇 번은 멈추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 안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오늘도 잘하고 있어.”
트랙은 끝이 없지만, 그 안에서 나는 매일 새롭게 출발한다.
꾸준함은 정체가 아니라 진화다.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내 마음이,
그 증거다.
오늘의 달리기를 마치고 트랙을 걸어 나올 때,
문득 하늘이 환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처음엔 차가웠던 공기가
이제는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건 아마도
몸이 아니라 마음이 데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 “끝이 없는 길 위에서,
나는 오늘도 새롭게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