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힌 길 위의 새로움

120일째 발걸음

by 박준식

6매일 달리기를 이어온 지 120일째 되는 날.
이제는 달리기가 목표가 아니라 내 삶의 리듬이 되었다.
가끔은 길 위의 공기가 다르고, 가끔은 하늘의 색이 다르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건 늘 같다.
‘오늘도 나를 지켜냈다’는 조용한 성취감.

오늘은 공릉천을 따라 천천히 달렸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마음은 이상하게 따뜻했다.
하루의 무게가 달리기와 함께 조금씩 풀리고,
호흡 사이로 스스로에게 건네는 격려가 들린다.

달리기를 하면서 깨닫는다.
꾸준함은 성취가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라는 걸.
이 길을 얼마나 빠르게 달렸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오래 나답게 달리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소아암 환우 돕기 마라톤이 이제 일주일 남았다.
대회는 하나의 이벤트일 뿐,
나의 달리기는 여전히 매일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오늘도 나는 뛴다.
누구보다 천천히, 하지만 누구보다 꾸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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