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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박성민 Aug 10. 2023

3. 자위를 하는 여아를 걱정하는 어머니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


국내 최초의 통합유치원에서 특수교사로서 유아교사와 공동담임으로 협력교수를 하며 일반유아 15명과 

특수교육대상유아 4명이 함께 한 학급을 이루어 종일 완전통합교육을 하였던 소중한 경험의 일부를 나눈다.

이 시기의 교사생활은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 인간이해의 안목을 넓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유치원에서 유아들이 친구들의 생일 축하 선물로 노래나 장기를 준비하여 친구에게 정성과 마음을 전하는 시간을 보낼 때 발레하듯 다리 찢기 동작을 보여주는 여아가 있었다.

친구들은 모두 신기한듯 환호하며 박수를 쳐주었다.


근무하던 유치원은 부모와의 여러 상담 유형 중 가정방문 상담을 주로 하는 전통이 있어 1달간 유치원에서 유아를 관찰한 후 가정에서 직접 유아를 관찰하며 부모님과 심도 있는 상담을 하는 과정이 있었다.  

특수교육대상유아는 이 과정에서 개별화교육계획(IEP)의 장단기 목표를 수립하는데  참고할 수 있었다.

특히, 완전통합교육을 실시하는 유치원 상담 운영방식의 장점은 유아교사와 특수교사가 일반유아와 특수교육대상유아의 학부모와 함께 상담을 한다는 것이었다. 

교사 간에 유아교육과 특수교육의 전문성을 공유하며 관찰하고 상담하는 과정은 아이들과 부모님들뿐 아니라전공이 다른 교사 서로에게 성장의 시간이 되었다. 


가정 방문 상담을 할 때 마침 아이는 다리 찢기 동작으로 앉아서 놀고 있었다. 

친구의 생일 축하를 해주었던 날에 다리 찢기 동작을 칭찬해서 강화가 되었나 싶었는데

어머니는 살짝 아이가 보이는 행동을 보라고 하시면서 병원을 다녀왔는데도 소용이 없다고 하셨다.

병원에서 뭐라고 상담하셨는지를 여쭈었더니 의사선생님이 진료 중에 그런 행동을 하면 안된다며 

아이에게 버럭 소리를 치며 그런 행동을 하면 안된다고 야단을 치셨단다. 

그 이후에 다리 찢기 동작을 취한 자세로 놀면서 자극 추구 행동을 행동에 몰두하고 집착하는 행동이 더 많아졌다고 걱정하셨다. 

걱정하시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 훈육하시지 말고 

모른척 하며 현재의 분위기를 전환시키거나 잊게할 수 있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안내하였다. 

예를 들면 자위하는 여아의 행동을 못 본 척  무심하게 식사를 같이 준비하자고 제안하거나 집안에서 물건을 갖다 두는 간단한 심부름을 몇가지 시키거나 다른 놀이로 전환을 시키시는 방법 등을 알려 드렸다.


성별의 구분 없이 유치원에서 이처럼 전형적 발달을 보이는 유아도 책상에 성기를 비비며 자극하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간혹 있다. 그렇더라도 교사는 혐오하는 발언이나 야단을 쳐서 수치심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지도는  아이에게 상황을 전환시키는 발문이나 놀이를 유도하여 다른 활동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자극 추구에 몰두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잊도록 도와야 한다. 

아직은 자위를 할 수 있는 사적인 공간과 시간에 대한 의미를 이해할 나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의 행동에 대해 성인들이 성적인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여 야단을 칠수록 아이는 그 행동에 집착할 수 있다. 성인이 문제행동을 촉발시키는 원인인 선행사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동의 결과만 보고 아이 탓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교사가 문제행동을 지도할 때는 그때 일어난 행동을 그 순간(here & now)에 지도한 다음, 중재가 정리되고 지도가 끝나면 그 행동에 대해 다시 언급하면 안된다. 


무엇보다 그 행동이 '왜 일어났는지' 궁금해하고 선행사건과 배경사건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 아동이 문제행동을 했어도 그 순간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 기능을 분석(관심 끌기, 선호활동, 감각추구, 과제 회피 등)하여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하게 대체행동을 지도해야 한다. 

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는지, 심심해서인지, 옷의 솔기가 속옷을 자극해서인지, 위생 관련 어려움인지, 유연성을 자랑하거나 연습하기 위해 다리 찢기 동작을 취하다가 우연히 감각추구가 된 것인지 등 선행사건의 원인과 기능을 파악하면 지도가 용이하다.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는 것은 아이의 행동에는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의 행동에 어른들이 비난과 비판을 멈추어야 하는 이유다.


유아기 만 4세 정도일 때 여자아이가 화장실을 사용할 때 문 밑으로 들여다보는 남자아이들이 간혹 있는데 

이것은 자연스러운 발달의 과정이다. 

이때 교사가 성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야단을 치면 안되고 친구가 불편할 수 있으니 다른 놀이를 하도록 자연스럽게 이끌어야 한다. 

성인이 이럴 떄 야단을 치면 죄의식을 가지게 되고 성인이 되어서 숨어서 보는 관음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행동에 따른 훈육에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저 유아기의 단순한 호기심이었는데 성적 호기심이 너무 빨리 생긴것처럼 어른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라는 뜻이다. 

부모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움직이다가 자기도 모르게 엄마의 가슴 위에 손을 얹었는데 "얘가 왜 이래"라고 하며 가슴을 만진 행동을 성적인 행동으로 의미를 부여하여 민감하게 반응을 보이거나, 어린시기부터 자녀가 부모의 몸을 절대 봐서는 안되는 것처럼 터부시하고 감추며 양육해도 성장하면서 숨어서 보게 될 수 있다. 


문제행동의 지도 목표는 '예방'이 최우선이므로 문제 행동이 일어나기 전에 환경과 수업을 준비하고 구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문제행동이 일어났다면 문제행동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보다 문제행동을 대신할 수 있는 바람직한 대체행동을 새롭게 지도하는 것이 유용하다.

특수교사 시절 학생들의 행동지원을 하며 꺠달은 것은 문제행동을 하지말라고 반복하여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대체행동을 알려주어 언제 내가 그런 문제행동을 했었는지조차 잊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이론적 근거가 있음에도 최근 벌의 사용은 지양하고 있다.

심지어  요즘 부모들은 타임아웃조차 학대로 인식한다는 기사가 있다.

정적 벌은 행동을 한 후에 부정적 자극에 의해 행동이 감소된다는 원리로 공격행동을 감소시키기 위해 처벌을 받으면 행동이 감소될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러나 공격행동을 감소시키려다 은연중에 공격행동을 학습시킬 수 있다는 것도 유념해야 한다. 

아이들 중에는 처벌을 받은 후에 공격적으로 될 수 있기 떄문이다. 


유아가 자위 행동을 보일 때 벌을 주기보다 선행사건의 기능이 감각 추구로 자동강화가 되고 있다면 미리 

시간계획을 세워 시각, 청각, 미각, 운동감각 등 대체 감각이 포함된 놀이나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비유관 강화를 적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자위 행동의 소거와 비유관 강화를 함께 사용하면 갑자기 자위행동이 늘어나는 소거 저항을 줄일 수 있다.


이처럼 완전 통합교육을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전형적 발달을 보이는 유아의 보호자가 특수교사에게 상담을 하는 경우는 흔하다. 통합유치원에는 일반유아와 특수교육대상유아만인 아니라, 장애유아, 발달이 지연된 유아, 지연이 의심되는 유아, 기질이 예민한 유아, 까다로운 유아 등의 다양한 유아가 다니고 있다. 


특별한 교육적 요구를 가진 특수교육대상유아에게 적합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특수교사가 있어

예민한 기질의 아이어서 친구들과 다툼이 잦을 때, 대화를 이해하지만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 아이의 부모님의 상담은 늘상 있는 일이다. 

자녀 훈육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자문이 필요할 때 가까이서 도움을 청하기 쉽기 때문이다.

유아교사와 유아특수교사는 서로의 전문성을 공유하며 함께 부모와 상담하므로 가정 연계 교육의 효과는 극대화 된다. 

우리는 누구나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통합교육은 인간이해의 안목을 넓히는 교육이다.


2070년 순혈 한국인이 없어진다는 문화 다양성의 시대에서 

영유아중심 교육의 답은 차이점, 유사성, 고유함을 인정하는 친구 이해, 다양성 이해의  통합교육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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