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손톱을 물어뜯는 아이를 걱정하는 아빠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한숨
아이가 손가락을 물어뜯지 않도록 치료받기 위해 병원까지 데리고 갔던 아버지는 뾰족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지금도 반복되는 아이의 행동 지원 방법을 물어보셨다.
나는 아이이 아버님께 자녀의 왜 그 행동이 거슬리는지 여쭈어 보았다.
위생 문제는 아니었다. 그냥 아버님은 자녀의 행동이 보기에 싫다는 것이다.
아이의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이 시작된 이유나 지속되는 원인은 모르고 계셨다.
시작은 손가락을 빠는 행동이었고 언제부터인가 손톱을 물어뜯게 되었지만 시기는 기억하지 못하셨다.
부모도 기억 못할 수 있다.
강의 후 Q & A를 짧은 시간 안에 마쳐야 해서 혹시 부모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행동을 보일 때 어떻게 반응을 하셨는지 여쭈었다.
볼 때마다 지적하고 야단을 쳤다고 하셨다.
효과가 있었는지, 효과가 없었다면 적용한 다른 대안은 무엇이었는지 여쭈었다.
효과가 없어서 물어보는 것이고 지금도 그 행동을 못보겠고, 화가 난다고 하셨다.
애초에 아버지의 화는 누가 만들어 낸 걸까.
앞선 연구들에서 부모의 38%는 자녀에 대한 문제나 염려를 가지고 있으니 자녀에 대한 걱정은 당연한 것이나, 44년간 약 만천명에게 실행한 더니든 종단연구 결과, 손가락 빨기와 야뇨증과 같은 행동은 심리적 일시적 현상이며 약 25% 아이는 9세 이전에 중이염을 앓고, 10%는 시각 문제, 25%는 언어 문제를 가지며, 대체로 왼손잡이는 지속되지 않고 양손을 다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저랑 약속하자고 제안하였다.
앞으로 집에서 아이가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을 보고도 못본척 1년만 해보시라고 요청하였다.
그리고 개선이 안되면 연락을 부탁드렸다.
아버님의 회신이 없었기에 아의의 성장과정에서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나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후 계속 아버지에게 손톱을 물어뜯지 말라고 지시했는데도 행동이 지속되어 혼나는 정적 벌을 계속 받다가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이 감소했을 수도 있다.
연구결과가 아니어서 조심스럽지만 지금까지 나의 상담 경험에 의하면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을 못 견디는
부모의 사례는 주로 첫째 자녀에게서 나타나고,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그러한 행동을 못 견디는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때, 양육 경험이 없는 첫째 자녀에 대한 부모의 기대, 간섭과 감독의 적정성, 합리적 설명, 처벌 등의 시행착오로 벌어진다고 가정해 볼 수 있다.
손톱을 빨거나 물어뜯는 행동이 있을 때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 때문인지,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는 과정인지, 지나치게 부모의 훈육이 엄한 것은 아닌지, 아이가 완벽하고자 하는 성취 욕구가 높은 아이인지, 스트레스가 있는지, 단순한 습관인지, 불편함을 감소시키는 방법인지 등 여러 원인을 아이의 입장에서 찾아보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아기에는 손톱에 no bite를 발라주거나 투명 매니큐어로 소중한 손을 예쁘게 관리하자고 제안할 수 있다.
그러나 계획된 무시에 의해 아이에 따라서는 짧은 시간에 습관이 소거되기도 하고, 아주 드물게는 성인기가 되었을 때 스스로 자각하여 손톱을 물어 뜯는 행동을 멈추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의 원인이 아이의 불안이 높은 것과 관련된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
불안의 원인이 무엇인지, 스트레스나 불편함의 원인을 찾아서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상담에서 주로 보고하시는 바와 같이 손톱을 물어뜯는 행동을 부모가 무조건 억압하고 야단치는
훈육은 자칫 아이의 행동을 더 지속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아이는 내가 지시한 것을 따라야 하는 부속물이 아니고 존중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므로 내가 요구한 것을 듣지 않는다고 나쁘다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자녀의 성장과정에서 일시적인 행동에 너무 집착하여 자연스럽게 지나갈 일을 문제로 키우지 않는 느긋함이 필요하다.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