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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박성민 Aug 10. 2023

도전 행동의 의미 바로 알기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함께 해야 한다.

며칠 사회적 이슈로 기사에 ‘도전 행동’이라는 용어를 오남용하여 걱정이 들었다.

작년 10살이었던 자폐성장애아동의 치기어린 행동을 전국의 어른들이 갑론을박하느라 검색 순위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도전적 행동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는 기사의 타이틀은 장애인 혐오를 일으키고 있었다.

누리꾼들이 아이에게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헤아리기도 어려웠다.

그것도 자기가 그런 가십거리가 되었는지 검색과 대응이 어려운 아이에게 말이다.

기사의 시작은 아이가 일 년에 한 번 보인 행동을 문제 삼았다.     


간혹 장애학생의 모든 행동을 도전적 행동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도전적 행동(challenging behaviour)은 다음과 같이 이해해야 한다(김고은, 2015).      


도전적 행동에 대한 정의는 Emerson과 그의 동료들(1988)의 정의가 가장 많이 사용되어왔는데, 도전적 행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타인의 신체적 안전을 심각하게 해할 가능성이 있는 강도, 빈도, 기간의 측면에서의 행동 또는 지역사회시설을 이용하는데 심각한 제약을 주거나 접근을 불가능하게 하는 행동’을 말한다. 

이 정의는 행동의 강도, 기간, 빈도를 강조함으로써, 낮은 강도로, 아주 짧은 기간에 나타나는 행동을 도전적 행동이라 명명하지 않도록 해준다.      


대개 공격행동, 자해행동, 파괴행동, 방해행동이 포함된다. 

도전적 행동은 아동만이 아니라 성인 누구에게도 해당이 된다.

세부적으로 도전적 언어 행동은 고함지르기, 언쟁, 날카롭게 소리지르기, 욕설을 포함한 학대, 위협적 언어의 사용, 차별적인 용어 등 부적절한 용어의 사용과 험담과 같은 비방적인 명명하기 등이다.

그러므로 장애에 국한해서 도전적 행동을 설명해서는 안된다.     

빈도가 적은 행동을 도전 행동으로 과잉 일반화하여 불러도 안된다.

당연히 상대의 행동을 도전적이라고 간주하고 도전 행동으로 규정해서도 안된다.


교실에서 돌아다니는 행동, 옆 친구와 싸우는 행동, 수업에 집중을 안 하는 행동,

교사나 부모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 행동 등을 모두 도전행동으로 확대해서 명명해서도 안된다.

내가 보기에 문제행동이라고 도전행동이라고 부르면 안된다는 것이다.

아이의 행동이 도전적 행동이라는 행동분석을 받은 결과인지 의문이 들었다.

신중하지 못한 기사 제목에는 이미 아이를 문제행동이 아닌 '문제학생'이라고 표찰(labeling)을 지었다.      


지역사회와 관련된 쟁점을 정의에 포함하여 장애학생이이 표출하는 행동을 무조건적으로 지역사회접근을 방해하는 도전적 행동이라 명명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따라서 도전적 행동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도전적 행동이 되는 행동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때문에, 무엇을 정의하기 위한 것인지, 또는 어떤 상황에서 발생하게 되는 어떠한 행동에 대한 것인지 등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도전적 행동의 예방이다. 

학생이 지역사회 내의 다양한 환경 속에서 바람직한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도전적 행동이 발생한 후 다시 바로 잡는 것은 부모 및 교사에게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수 있다.      


도전적 행동은 그들이 속한 생태환경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발생할 수 있다. 

도전적 행동에 직면했을 때 당황하지 말고 그 행동을 야기한 환경적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만약 도전적 행동을 예방하거나 개선하는 것이 힘들다면 그 행동이 더 이상 심화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동이 공격행동, 파괴행동, 자해행동을 보일 때 아동 자신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면 보호장구를 사용하도록 하고, 가정과 학교는 상식적으로 용인되는 행동 범위를 아동이 인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강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고,  습관을 형성하는 행동 지원 계획을 수립하여 지도해야 한다.

대체행동 지도에서는 도전적 행동의 원인과 기능을 파악하여 효과적인 지원을 지속적이고 일관성(consistency)있게 행하도록 한다. 

새로운 기술이나 위험한 행동의 지도에 있어서는 규칙성(regularity)을 갖고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애아동의 경우

교육적 지원을 위해 장애아동의 생태학적 환경 내에서 보호자를 포함한 전문가들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특수교사는 아동이 학교와 가정에서 보이는 심각한 문제행동의 지도를 위해 보호자와의 상담을 통해 가정과 연계한 행동지원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치료지원을 위해 전문기관과 협력하여 아동의 가정 연계 지도를 강화할 수도 있다.    

 

one of them 

범죄자의 인권도 지켜주는 나라가 장애아동이라서 그리 모질었을까.

한때 특수교사였던 나는 지금의 상황이 paradox에 빠진 현상인지  놓친 것은 없는지 계속 고민이 된다.     


불필요한 에너지에 몰입하지 않으려면 ‘마음의 힘’이 필요하다고 한다.

타인이 전해주는 이야기에 매몰되어 아이와 부모를 제대로 보지 못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하자.

어른들이 목욕물을 버리려다 아이를 놓친 것은 아닌지 마음이 미어졌다.     


다음은 특강에서 꼭 전하는 번역서에 담긴 행동지원의 전문가 정경미 교수님의 어록이다.

“행동이 발생하는 맥락에 대한 이해는 행동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에 필수적이다. 

항상 지나칠 만큼 면밀하게 이해하는 것이 해결의 실마리이자 감동이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보이는 행동을 무조건 공격적이라고 단정해도 안된다.

장애학생은 장애유형에 따른 독특한 특성을 고려하여 행동을 이해해야 한다.

권리를 표현하지 못한다고 무시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애초에 분노는 누구를 향해 있었던 것일까.

전문성은 아이를 탓하지 않는다. 

해결 방법을 못찾았다면 찾으면 된다.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 


G20 국가인 한국의 군상에  앞으로 교육 임상을 통해 왜 그러한지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참고문헌


김고은(2015). 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의 이해.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편). 2015년도 고충상담 및 주간보호센터 종사자 교육 교재-발달장애인의 도전적 행동에 대처하는 실제적 아이디어. 서울: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


정경미, 신나영, 홍성은 (역) (2015). 응용행동분석. John O. Cooper, Timothy E. Heron, William L. Heward의 Applied Behavior Analysis,  서울: 시그마프레스. 


Emerson, E. Cummings, R., Barrett, S., Hughes, H., McCool C. & Toogood, A. (1988). Challeging Behavior and Community Services 2. Who are the people who challenge services? Mental Handicap, 16, https://doi.org/10.1111/j.1468-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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