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진 박성민 Jan 01. 2024

내 마음의 쉼표, 물 흐르는 듯이

3.  멋진 협력교수를 도전하기 위해서

그 이듬해 또 다른 협력교사와 일하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협력교사와 팀으로 일할 때에도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새로운 협력교사는 전문성이 있었지만 동작이 느리고 체력도 부족하였다. 그 사이 나는 협력교수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던 터라 나의 협력 방식도 첫해의 협력 방식과 다르게 접근하였다. 다른 방식이라는 것은 상대 협력교사를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존중하는 것이었다. 


나와 공부한 배경과 교육관이 다르겠지만 ‘교육’이라는 한 뿌리에서 파생된 서로 다른 교육의 분야에서 공부한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그리고 서로에 대해서 사적으로 이해하고 친밀해지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나 자신을 솔직하게 노출하고 능력이 있지만 한편, 부족한 인간임을 시인하였다. 그런데 일반교사는 나의 걱정과 솔직함, 협력 방식을 알아차렸고 둘 모두는 역할, 교수 방식, 철학의 차를 걱정하고 토론했다. 때로 일반교사는 특수교사가 자신을 너무 통제적이라고 느낄 것을 염려하기도 했고 일반유아교사와 유아특수교사만이 아니라 유아들과 부모들이 한 명은 주교사로 한 명은 보조교사로 인식하는 것에 관해 걱정하였다. 


학년 초에, 특수교사와 일반교사가 서로의 책임과 서로의 기능을 혼합하는 것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모든 활동의 준비과정에서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였다. 또한 특수교육대상유아를 포함하여 통합된 모든 아동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하는 것에 대해 공유하는 것도 함께했다. 특히 이전의 협력교수사례에서 경험했듯이 일반유아와 특수교육대상유아 부모들과 따로 이야기를 하거나 상담하는 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깨닫고 일반교사와 특수교사의 기능을 함께 혼합하여 일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럼으로써 부모와의 모임이나 상담을 협력교사와 함께 함으로써 아동들만의 통합만이 아니라 형님, 언니로 부르며 같은 동네 카풀과 떡케익 만들기, 비즈공예 등 동호회 활동을 함께 하며 부모들 간의 통합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유아교사와 유아특수교사가 함께 일하게 되면서, 우리는 서로의 기술, 조망, 경험 그리고 전문적 영역들에 반응하고 존중하며 주목하기 시작했다. 일반교사는 특수교사가 문제행동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방법과 아동의 발달과 진전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기술 및 관찰의 민감성이 인상적이라고 하였고 나는 일반교사가 전체 활동을 역동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이 흥미로웠다. 둘은 서로에 대해 배우기를 원하면서부터 교수 계획, 교수 실행, 교수 평가 면에서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되었고 행정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증진되기 시작했다. 협력교수를 하면서 우리 둘은 서로의 교수 방식을 예상할 수 있었다.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일반교사와 나는 새로운 협력교수의 다양한 유형과 교수법을 시도해 보기 시작했고 서로는 새로운 교수법의 즐거움을 재발견하였다. 아동들을 다양한 모둠을 나누어 보기도 하고 6가지의 다양한 협력교수 유형을 적용하며 역할놀이, 동극, 게임, 신체표현활동, 때로는 우연적인 몸짓, 이야기나누기와 자유선택활동을 함께 가르쳤고 교사와 아동들이 학급에서 얼마나 즐거워하는지를 느끼고 관찰하였다.


통합된 장면에서 자칫 가장 지루해지기 쉬운 이야기나누기 수업에서 특수교육대상유아가 소외되지 않도록 끊임없는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협력교수 활동을 촉진할 수 있는 전략들을 개발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보충 설명하기, 서로 간의 순발력과 민감성을 바탕으로 언질 주시, 단서 주기, 수신호, 눈치, 몸짓, 돌려서 말하기, 맞장구치기, 동의하기, 수업의 분위기 상승시키기, 자연스럽게 끼어 들어가기, 의견 묻기 등의 촉진 전략들을 사용하여 유아들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이것은 특수교육대상유아의 활동 참여만이 아니라 일반유아의 활동 참여도 촉진할 수 있었다. 


 1년을 마치고 협력교사들은 협력교수를 실시한 둘의 경험을 뒤돌아보면서 둘 모두에게 아주 성공적인 해였다는 평가를 하였다. 나는 17년을 특수교사로 일 해왔지만 가장 멋진 한해였고 서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여겼다. 또한 성공적인 협력의 효과가 모든 유아들의 발전상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자부했다. 마찬가지로 유아교사도 교수 기술을 나눌 때의 기쁨을 표현하였다. 게다가 특수교육대상유아 부모이건 일반유아 부모이건 단 한명의 부모도 소외됨 없이 언니, 동생 하면서 챙겨주는 정말 하나된 부모의 통합도 이루어졌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던 사회통합이 아니었을까?!”라는 만족감이 들었다. 우리는 서로 배우고 성장했으며 충분히 서로를 수용하기 시작했고 유아의 진전에 많은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이런 장면을 지속적으로 보아온 자원봉사자나 교생실습생들은 활동을 마친 후 쓴 소감문에서 우리의 수업을‘통합 상황이 마치 물 흐르듯 했다’고 평가하곤 하였다. 

작가의 이전글 내 마음의 쉼표, 물 흐르는 듯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