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배우는 덴마크 학교 이야기’

(제시카 조엘 알렉산더, 생각정원)

by 라이프 위버


이 책을 읽으면 덴마크에서 살고 싶어 진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가 왜 덴마크 덕후인지 이해하게 되고, 북유럽문화 동호회가 왜 생겼는지 이해하게 된다.


덴마크는 이제 우리에게 휘게의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늘 세계 3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 휘게 탓이 크다고 한다. 촛불을 켜놓고 따듯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다정한 사람들과 마주 앉아 있는 시간을 중시하는 그들의 태도는 확실히 행복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더 근본적인 이유를 알 수 있다. 바로 교육이다. 그들은 학교에서 성적을 올리고 시험을 잘 보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거기에 중점을 두고 교육하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행복을 배우는 덴마크 학교 이야기’의 저자 제시카 조엘 알렉산더는 미국 출신 심리학자이다. 그는 덴마크 남성과 결혼함으로써 덴마크 문화를 접하게 되고 결국 전 세계 사람들에게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의 비결을 알리는 전도사가 되었다.


그들이 얼마나 개인의 행복한 삶을 중시하는지 말하자면 일례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학업성취도를 성적으로 매기지 않는 그들이 매년 시행하는 ‘표준화 시험’이 바로 ‘좋은 삶 테스트’(trivesel test)이다. 또한 덴마크 교사들은 학생들의 행복 지수로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그러면 그들은 행복을 어떻게 교육할까? 먼저, 아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을 굳건하게 하도록 해준다. 이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 중에 그들의 특별한 방식이 눈에 띈다. 그들은 ‘자유롭게 놀기’(free play)를 아주 중시하고 스킨십을 수업시간에 실천한다. 즉 그들은 일과처럼 ‘접촉수업’을 갖고 친구들의 등을 서로 쓰다듬는 것과 같은 시간을 갖는다.


두 번째로 공감교육이다. 그들은 유치원에 입학해서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특별히 ‘학급 시간’이라는 시간에 공감 능력을 기른다. 둘이 서로의 문제를 이야기하거나 학급에 생긴 문제를 단체로 토의하기도 하고 화제가 없을 때는 급우들과 휘게 시간을 갖는다. 어린 학생들은 감정카드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의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을 기른다. 그래서인가? 덴마크는 권력이 인간관계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나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셋째, 성과 죽음에 대해 아주 진솔한 문화를 형성한다. 성과 죽음은 아동용 도서의 큰 주제 중의 하나이다. (이 외에도 이혼, 도둑질, 슬픔과 같은 주제도 다룬다.) 아이들은 성에 대한 책을 어려서부터 읽고 교육을 받는다. 예를 들어 그들은 성기에 대해서 완곡한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5세가 읽는 아동용 책에도 성관계를 솔직하게 묘사하고 있어 이를 보고 미국인인 저자는 너무 놀라 넘어질 뻔했다고 한다. 그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성에 대한 건전한 의식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죽음의 경우 모든 학교가 공통적으로 죽음을 교육 주제로 채택하고 교육 과정 속에 녹여낸다. 저자의 말처럼 생명의 한계를 알 때 풍성한 삶을 만나게 되고 “삶에서의 회복탄력성은 삶에 대한 실체적 이해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 그들은 용기를 중요한 덕목으로 가르친다. 여기에는 힘을 합쳐 불의에 맞서는 용기도 포함된다. 그런데 그중 가장 특별한 것이 “실패할 용기”이다. 그들은 “오답의 힘”을 알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어떤 학교의 교훈이 ‘시행착오’겠는가? 저자는 한 교사가 지독한 학구파인 여학생에게 “좋은 삶을 위해 덜 완벽해져야 해요”라고 하면서 그 학생의 학습목표에 덜 완벽해지기를 포함시켰다는 일화를 들려준다. 이러한 풍토에서 아이들은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그리고 실패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이런 과정에 당연히 창의성도 길러지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휘게 정신이 학교 안에도 스며들어 있다. 전 세계적으로 휘게 열풍이 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휘게 시간에 함께한 사람들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덴마크 학교는 우수한 개인보다는 협력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들은 평소에 스포츠든 학업이든 성적으로 평가해서 상을 주는 일은 없다. 경쟁은 자기 자신과 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똑똑한 것보다 우정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사람들과의 유대가 행복의 밑거름임을 알기 때문이다.


책 내용을 너무 자세하게 요약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덴마크라는 신세계를 제대로 경험하기 위하여 일독을 권한다. 한국사회와는 많이 다른 문화를 보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거나 기존의 관점을 수정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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