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의 구라철학

by 이종철

제가 다가오는 3월 1일 부터 정식으로 유튜브 철학 강의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 채널의 이름을 <이종철의 구라철학>라고 이름 붙혔습니다. 오픈하면 이곳에 링크를 걸어두겠습니다. 관심을 갖고 구독 신청하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내가 새로 시작하는 유튜브 채널 이름을 '이종철의 구라철학'이라고 정했다. '구라'라고 하면 무언가 거짓말을 하는 것같고 경박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철학 역시 구라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특히 형이상학이나 윤리학의 논증들은 냉정하게 생각하면 구라나 다름 없다. 플라톤이 쓴 <파이돈>이라는 작품에서 소크라테스가 자신을 감옥에서 빼서 외국으로 망명시키려는 동료와 제자들에게 열변한 것도 냉정하게 말하면 구라나 다름없지 않을까?


소크라테스는 여기서 죽음의 문제, '영혼과 육체의 관계'에 대해 참으로 화려한 해석을 하고 있다. 영혼은 비물질적이고 불멸하는 반면, 육체는 물질적이고 사멸한다고 하고, 육체가 영혼의 감옥이라고 했다. (반면 현대의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은 영혼이 육체의 감옥이라고 비꼰다.) 때문에 철학은 이 육체의 감옥으로부터 영혼을 해방시키기 위한 '죽음의 연습'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죽음 이후에 영원한 이데아의 세계로 갈 것이라고 열심히 설명했다. 제자와 동료들은 소크라테스의 이런 말을 넋을 잃고 들으면서 감탄해 마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에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열심히 했던 말에 대해 이런 말을 덧붙인다. "나도 그 세계를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전해 들은 것이라네." (Plato, Phaedo, tr with notes by David Gallop, Oxford University Press 1975. 12. “Well, I myself can speak about them only from hearsay; but what I happen to have heard I don't mind telling you. Indeed, maybe 10 it's specially fitting that someone about to make the journey to the enext world should inquire and speculate as to what we imagine that journey to be like; after all, what else should one do during the time still sundown?”) 결국 지금까지 했던 말들은 확신에 찬 구라나 다름 없다는 것을 소크라테스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사실 신존재 증명, 영혼의 불멸성, 세계의 유무한 문제등에 관한 형이상학적 논증들은 구라 이상의 의미는 아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것이 타인을 기망하기 위한 사기는 아니다. 증명은 불가능해도 이런 형이상학은 사물에 대한 우리의 시야를 바꿔주고, 지혜를 일깨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종철의 구라 철학>이라고 타이틀을 건 것도 그런 의미에서다. 일단 구라라고 한다면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가 있고, 그런 이야기를 통해 보는 이의 시야를 열어주고, 무언가 깨우침을 줄 수 있다고 하면 금상첨화이다. 설령 그에 못미칠 수 있다 하더라도 어려워 하거나 부담없이 철학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런 생각은 오랫동안 철학을 공부하고 강의하고 글들을 써왔던 나의 내면에 잠재된 욕구와도 연관될 것이다. 아무튼 채널의 간판에서 너무 진지하거나 엄숙한 분위기를 넘어서려는 의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강의를 듣는 분들도 게시판의 댓글을 통해 자유롭게 질문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리하여 나의 첫말도 구라로 시작한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시험 용 샘플 하나 올려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2NLewwKbOk&t=1s

keyword
작가의 이전글Just Mer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