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를 만드는 시간

by 이종철

신년이 오니까 평소 조용하던 친구들도 여기 저기 단톡방에서 덕담을 올린다. 확실히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그들도 들뜨게 만드는가 보다.


사실 신년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없고 다를 것도 없다. 어제 떠오르던 해가 그대로 떠오르고, 어제 대하던 시간은 오늘 대하는 시간과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왜 사람들은 물리적 시간으로 한 해가 바뀌면 이런 기대를 할까?


아마도 물리적 시간은 늘 반복되는 것처럼 내가 어쩔 수 없이 수동적으로 대하는 것이지만, 그 시간을 새롭게 대하는 나의 마음 가짐이나 자세는 내가 능동적이며 새롭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저 무의미한 반복이 아니라 무언가 생성적 차이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시간, 그런 시간의 상징이 해가 바뀌면서 다시 우리 기대를 일깨우는 것이 아닐까?


물론 시간이 지나다 보면 이런 새로운 기대가 사라질 수 있겠지만, 그래도 그런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이 순간만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런 시간을 끊임없이 새롭게 가질 수 있다면 그의 삶은 더욱 살아 있고 충만한 느낌이 들 것이다. 그래서 옛 선사들은 최고의 깨달음은 매일 매일이 좋은 날이라는 의미의 '日日是好日'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자신의 삶을 늘 그렇게 경영하는 사람이야 말로 깨달은 자(覺者)일 것이다.


한 해가 바뀌는 새해는 우리가 그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특히 올 해는 병오년 적토마의 해라고 하니까 더욱 크게 깨치고 도약할 수 있는 해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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