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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전쟁

by 이종철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침공으로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면전을 선언했다. 기습 침공으로 인해 하마스는 150명 이상의 이스라엘 인질을 포로로 삼았고, 교전 개시 사흘 째인 현재 양측 간에 사망자가 1,500명이 넘고 부상자는 6천여명을 넘어섰다. 이 전쟁은 몇 가지 점에서 새로운 전쟁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하마스는 한 시간에 무려 5천여발의 무차별 포격으로 그동안 이스라엘이 자랑하던 무적 아이언 돔을 완전 무력화시켰다. 아이언 돔이 산발적인 미사일 공격에는 대응을 잘 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이번 처럼 동시 다발 공격에는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사실 이런 가능성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지만, 얼마든지 대응이 가능하다고 큰 소리 쳤던 기술 지상주의자들의 주장이 허구 였음을 드러냈다.


이번에 시도한 하마스의 ‘무차별 포격에 의한 기습 침공’은 하마스가 북한의 침공 모델을 원용 했을 가능성이 높고, 북한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계획을 하마스가 현실에서 시험적으로 구현한 것으로 반길 수가 있다. 전쟁은 도상에서 아무리 훈련을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얼마든지 예상치 못한 사건들을 연쇄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실험실 바깥에서 가설적 모델을 시험하는 이번 전쟁에 대해 오히려 중동에서 멀리 떨어진 북한이 속으로 반길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북한 입장에서는 손 안대고 코를 풀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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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하마스의 이번 기습 침공은 사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가장 가능성이 높은 전쟁 모델이다. 남북한은 휴전선을 중심으로 반경 50킬로 안에 전력의 60% 이상을 배치한 상태이기 때문에 기습 전면전이 일어날 경우 인구 천만이 넘는 서울은 극도의 무질서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으로서는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특수 부대와 가능한 모든 무기 등을 동원해 서울을 점령한 다음 절대 무기라고 할 수 있는 핵을 한반도의 남쪽에 투하해서 미국의 개입을 극소화하는 방안으로 갈 수 있다. 때문에 이번 하마스 침공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둔다고 한다면 김정은 역시 손에 쥐고 있는 카드의 득실을 따져 볼 수도 있다. 때문에 윤석열 식의 남북한 극한 대치 모델이 얼마나 위험한 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하마스 모델은 양국 간 전력의 절대치가 차이가 나는 상태에서 오래 지속될 수 없다. 현대전은 국가 총력전이고, 이런 전쟁은 국력과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오래 끌 수가 없다. 비록 이스라엘이 침공을 당한 초기에 희생자가 많을 수 있지만 사태를 수습한 후 대규모 반격을 가함으로써 하마스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 이미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해 전면전을 선언하고 가자 지구에 수도와 전력을 끊어 버렸고, 그곳에 거주하는 250만의 팔레스타인 인들의 소개를 분명히 했다. 객관적 전력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하마스에게 전면전은 시간을 끌 수록 불리하게 작용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번 기습 침공은 하마스의 자해 공격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애꿎은 양국의 시민들만 희생되고 있다. 때문에 모든 전쟁은 어떤 명분을 내세워도 절대 악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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