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울할 때 읽는 책 리스트에는 몇 가지 책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이석원 작가의 '보통의 존재'이다.
신작이 나온다는 소식을 꿰고 있는 편이 아니라, 교보문고에 가서 에세이 코너에서 '나를 위한 노래'를 발견했었다.
어떻게 하면 상처받지 않고, 상처 주지 않고, 독립적이고 자유로인 개체로써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경험을 토대로 이석원 작가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챕터는 총 3개로 이루어졌다.
1. 관계의 고통과 자유로움
2.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들
3. 나는 왜 쓰고 만드는가(창작자를 위한 조언)
챕터별로 간단하게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관계의 고통과 자유로움
- 타인을 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확신해선 안된다.
-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타인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해가 되면 문제가 아닌 게 된다.
-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타인의 변화 가능성을 일축하는 사람이 본인을 더 나은 존재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 의문이다.
2.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들
- 내 선택과 노력 끝의 결과물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운과 우연의 존재를 인정하고 불필요한 자책을 하지 않아야 한다.
- 내가 어떤 존재가 되고 싶다면 당장 그렇게 될 수 없더라도, 그 생각을 놓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변할 수 있다,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어보자.
3. 나는 왜 쓰고 만드는가
- 사람을 외롭고 때로는 각박하기까지 한 삶을 살면서 자기를 증명하느라 애를 써야 할 때도 많다. 그럴 때 어느 한 명, 나보다 더 나를 믿어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그 감동은 평생 가게 된다.
- 창작은 입력이 있어야 출력이 가능하다. 입력할 때 양보다는 질을 고려하고, 어떤 방식, 어떤 마음가짐으로 입력하는지 중요하다. 사람의 안목과 판단에 따라 입력의 질이 달라진다.
- 삶은 글이 아니다. 삶은 순간이고, 순간은 고치거나 다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백 수천번 퇴고를 거친 글처럼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 내가 하는 일이 크든 작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한 세상은 나를 필요로 한다.
얼마 전 들었던 강의(스피노자, 니체, 들뢰즈) 기쁨을 만드는 법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있다.
가. 관계 이야기
관계에서 적절한 거리를 두고, 슬픔과 기쁨의 리스트를 정리하여 슬픔을 만드는 것들을 제거한다.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을 줄여나간다.
각자의 둘레세계가 있기 때문에 관점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받아들이는 방식, 받아들일 수 없는 임계치)
나.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갤러리 송은 지하에서 본 1층나는 '사람은 잘 변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다. 그래도 아예 단정적으로 변하지 않는 게 아니라, 쉽게 변할 수 없다고 하여 '잘'이라는 단어 하나를 껴 넣었다.
실제로도 사람이 변하려면 스스로 깨닫거나 어떠한 형태로든 충격적인 경험이 있어야 한다.
나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을까. 깨달음이 없더라도 작가가 말한 것처럼 어떤 존재가 되도록 지금보다 완전한 인간이 되도록 지향하고 살아야겠단 생각을 해본다.
다. 운과 우연
시험에 있어서 운과 우연은 중요하다. 수능시험에서 나는 운이 없었다. 하지만 세무사 시험은 운이 좋았다.
관계에서 운이 좋게 좋은 사람을 만났고, 시험에 있어서도 운이 좋게 방금 본 내용이 시험문제로 출제되었다. 돌아보면 세상에는 노력으로 되지 않는 일들이 많고, 운과 우연에 의해 결정되는 일들이 많았다.
삶에서 흔치 않은 사고를 당하게 되는 경우, 내 잘못이 아님에도 자책하며 동굴로 들어가기 쉽다.
나도 자책하는 과정을 거쳤고 슬픔에서 벗어나는데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모든 일은 내가 계획한 대로 착착 진행되지 않는다. 운과 우연으로 이루어진 삶에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라. 창작, 나를 알아주는 사람
짧은 인간의 삶에서 무엇인가 남기고(창작을 통해) 가고 싶다는 생각을 어렸을 때부터 해왔다.
이제는 그 '무엇'이 명확해져 가고 있다. 나의 생각들이, 기억들이 우주에 작게나만 한편을 차지하길 바란다.
그렇기에 나를 알아주는 사람, 나의 능력을 알아주는 사람, 꾸미지 않은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세상에 나의 꾸미지 않은 모습까지 알아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다들 연애하고 사랑을 할 때도 상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을 숨기기 바쁘다. 혹여라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고 떠나갈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랑하면 기대하는 것이 많아지고,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다. 과도한 기대를 줄이고 상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따뜻한 마음을 알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작가는 감정에 용량이 있다고 했다. 사랑에는 더 빠르게 용량이 소모된다고 하지만(그래서 오랜 연애가 힘들다고 하지만), 이해하고 마음을 알아가려고 한다면 소모된 만큼 다시 채워 넣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당신을 알아주고, 당신도 나를 알아준다면 더 따뜻한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솔직하고 담담하게 글을 쓰는 작가를 동경한다. 나도 공감받는 좋은 글들을 세상에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