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으로부터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되는가.
1. 인간은 모두 행복해지길 바란다.
올해 당신의 소원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것, 건강, 취업 등등 다양한 대답을 하는 것을 보아왔다.(2023년 설문조사 결과는 건강, 경제적 자유, 행복 순이었다.)
여기서 나 자신을 알고, 자기가 목적인 인간이 되는 길을 찾는 것이라는 대답을 듣기는 요원하다.
사실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서는 돈과 삶은 떼어놓을 수 없으니, 건강하고 일을 하며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올해 소원으로 바라는 것은 행복을 하기 위한 기본 조건(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함)이다.
수많은 철학자들은 스스로 본인 자체가 목적인 삶, 자기가 진정 원하는 것을 알고 자아를 인식하는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삶을 살아야만 인간은 행복(에우다이모니아_eudaimonia, flourishing, 번영)할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소비이다.
다양한 상품을 소비하면서 얻는 기쁨을 통해서 행복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상품을 소유하여 얻는 쾌락은 계속된 소비를 필요로 한다.
물질적인 성취를 얻기 위해 노력하다가, 결국 소비를 통해 원하는 물건을 얻었을 때의 기쁨은 일시적이다.
정말 갖고 싶던 물건을 얻고 나서 며칠이 지난 뒤에도 그렇게 기쁜 상태에 머물 수 있는가?
* 물론 소비를 통해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고, 더 나은 나로 거듭나기 위한 경험을 살 수 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가. 철학자의 의견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eudaimonia'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단순한 쾌락과 만족을 넘어 덕을 실천하고 잠재력을 발휘하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상태라고 정의한다.
진정한 행복은 내적인 성장, 자기실현, 의미 있는 관계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지, 일시적인 쾌락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스피노자는 이성적인 삶을 통해 얻는 최고의 선으로 본다. 이성을 통해 자신의 본성을 이해하고, 능동적인 감정(기쁨, 사랑, 희망 등 인간의 힘을 증가시키는 감정)을 키우며,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상태를 행복이라고 정의했다.
나.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
나의 행복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며, 나와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하며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기에 주변 사람들에게 새로운 책들도 추천하고,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전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나의 행복이다. 내가 전해주는 이야기가 과연 그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와닿을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동안 이 부분에 대해서 간과하고 살아왔다.
내가 하는 말, 정보의 전달이 상대에게 강요가 될 수 있다. 각자의 행복에 다다르는 방법은 다르다.
나는 매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건강한 사고를 하기 위해 마음의 수양을 쌓고, 건강한 몸을 만들고자 한다.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 나를 능동적 감정으로 이끄는 것들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이라 하기엔 부족하다.
그래서 나의 감정을 흔들어 놓는 것들에 대해 적어보고자 한다.
나는 계엄(2024년 12월 3일)에서 탄핵으로 이어지는 어지러운 정국에서,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기도 하고, 누구보다 결연한 의지를 실현하는 사람들에게 감동했다.
나는 새로이 배운 철학자들의 생각을 읽으며 감동했다.
나는 지난 주말 다녀온 전시에서 예술을 향한 작가의 노력과 그 결과물에 대해서 감동했다.
나는 지난달에 읽은 소설에 대해서 소설을 쓰기 위한 작가의 노력과 그것을 글로 표현해 내는 능력에 감동했다.
나는 너드커넥션 콘서트에서의 열정적인 무대에 감동했다.
나는 올해 천천히 쉬지 않고 산을 오를 때의 고요함과 정상에서 보는 도심의 전경에 감동했다.
나는 나를 따르고 믿는 하루와 파도에게 감동했다.
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주변사람의 죽음에 대한 생각이 떠오를 때 감동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곳에서 여행을 하면서 감동했다.
나는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는 명상의 시간을 가지면서 나를 객관적으로 보기 위한 노력에 감동했다.
이렇게 나의 마음을 흔드는 것들에 대해 적어본다.
나는 문학을 좋아하고, 철학을 좋아하고, 작가의 생각과 노력이 녹여진 예술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교감을 좋아하고, 우리 가족을 좋아하고, 우리 강아지들을 좋아하고, 자연을 좋아하고, 죽음이 두렵지만 슬퍼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면 나는 조금씩 행복해지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많은 책에서는 일단 현재를 살라고 한다.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데 매몰되지 않고, 걱정 속에 머물기보다는 현재를 살아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레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행복은 기쁨에서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기쁨만 가득하다면 그 기쁨의 역치가 낮아진 상태가 올 것이고, 더 행복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엄청난 기쁨이 항상 찾아온가는 것은 말이 안 되는 낙관론이다.)
우리 삶은 예측대로 되지 않는다. 지난주에 건강하다가도, 오늘 당장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슬픔이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그러니 내게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나의 정신과 신체의 고양, 주변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대한다면, 어제보다 아주 약간이라도 나은 인간이 되어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진정 원하는 것을 달성하기 위한, 지금 실행할 수 있는 노력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