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로 바라본 인간문명

우리는 개처럼 학습된다 - 좋은 일꾼이 되도록!

by 쁘로이트

행동주의 심리학의 주요개념 두 가지

고전적 조건형성 조작적 조건형성


행동주의 치료에서는 크게 두 가지 조건형성을 다룬다. 첫째로, 고전적 조건형성은 원래는 특별한 반응을 일으키지 않던 자극이 반복된 연합을 통해 특정한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시험만 보면 긴장해서 배가 아픈 증상을 겪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시험이라는 상황은 신체적인 증상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과거에 시험을 볼 때 긴장과 불안을 경험하면서 시험과 불안이 연결되었고, 그 결과 시험만 봐도 불안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반면 조작적 조건형성은 어떤 행동의 결과에 따라 그 행동이 더 자주 일어나거나 줄어드는 학습 과정이다. 이는 많은 동물과 인간들이 나이가 들고 경험이 많아짐에 따라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메커니즘에서 발견된다. 예를 들어 인간 아이는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어떤 결과가 따라온다”라는 경험을 통해 행동을 배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중요한 개념이 강화와 처벌이다. 정적 강화는 어떤 행동 뒤에 좋은 것을 더해 주어 그 행동을 늘리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숙제를 다 했을 때 부모가 칭찬과 스티커 보상을 주면, 아이는 숙제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부적 강화는 어떤 행동 뒤에 싫은 것을 제거해 주어 그 행동을 늘리는 방법이다. 아이가 제시간에 방을 청소하면 부모가 더 이상 잔소리를 하지 않게 되고, 아이는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청소를 잘 하게 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한편, 정적 처벌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뒤에 싫은 것을 더해 주어 그 행동을 줄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동생을 괴롭혔을 때 선생님이 숙제를 추가로 내주면, 아이는 동생을 괴롭히는 행동을 줄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부적 처벌은 어떤 행동 뒤에 좋아하는 것을 빼앗아 그 행동을 줄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 때 부모가 태블릿 사용을 못하게 하면, 아이는 거짓말을 줄이게 된다.




고전적 조건형성과 조작적 조건형성으로 길러지는 인간

가정에서 사회로 - 동물에서 인간으로


인간 문명을 고전적·조작적 조건형성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우리는 삶 전체가 거대한 학습의 장치 속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가 부모의 미소에 안도감을 느끼는 것은 단순한 정서적 교류가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이 특정한 표정과 행동에 조건화된 결과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부모의 칭찬과 체벌은 아이에게 ‘노력하면 성과가 따른다’는 규범을, ‘규범을 벗어나면 불이익이 따른다’는 사실을 조작적 조건형성을 통해 학습시키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 차원으로 확장될 수 있다. 교육, 법률과 제도는 개개인들의 행동의 결과를 강화와 처벌의 형태로 대응하며, 이를 통하여 구성원들의 행동 양식과 방향성을 제어한다. 우리가 겪는 입시/병역/취업/결혼 등 모든 주요한 사회적 훈련과정에 이 학습장치들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연적 존재였던 개인들은 사회의 기존 질서를 유지하고 확장할 수 있는 사회적 자원으로서 재생산된다. 각 시대에, 각 사회가 마련한 거대 학습장치들은 ‘훌륭한 개인’이라는 하나의 이상적 행위 유형을 지속적으로 재생산함으로써 자신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문명은 단순히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합의의 산물이 아니라 역사의 관성 속에서 굴러가는 조건형성의 거대한 기계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 기계 속으로 편입되어 특정한 가치와 태도를 학습하고, 그 결과 특정한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도록 길러지는 것이다.




조건형성 말고, 세 번째 학습방법: 사회적 학습이론


고전적 조건형성은 자극과 반응의 결합을, 조작적 조건형성은 행동 뒤에 따라오는 보상과 처벌을 강조한다. 이 두 방식만으로도 문명이 개인을 길들이는 강력한 장치임을 설명할 수 있지만, 반두라의 사회적 학습 이론은 여기에 제3의 축, 즉 관찰과 모방을 더해 인간 발달과 사회화를 바라본다. 인간은 단순히 직접적인 자극·반응을 통해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동과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학습할 수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문명은 거대한 조건화 기계일 뿐 아니라 거대한 모방의 무대이기도 하다. 부모, 교사, 친구, 미디어 속 인물들이 모두 모델로 작동하며, 개인은 이들을 통해 행동의 규범과 가치, 욕망의 방향성까지 학습한다. 예를 들어 아이는 부모가 규칙을 지킬 때 존중받는 모습을 보고 규범 준수의 가치를 학습하거나, 드라마 속 인물이 소비를 통해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며 소비를 삶의 핵심적 목표로 배우기도 한다.

결국 문명을 행동주의와 사회학습이론의 관점에서 함께 본다면, 문명은 조건화(처벌과 강화)라는 기본 학습기제에 모방/대리/관찰학습이라는 삼중 기폭장치로 강력한 인간 형성의 틀을 제공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문명 속에서 끊임없이 자극에 반응하고 직접적인 보상과 처벌로 길들여질 뿐 아니라, 같은 과정 속에 있는 타인을 보며 간접적으로까지 사회적 가치를 끊임없이 습득하는 것이다.




행동주의적 관점 ("인간은 빈 서판이다")에 대한 에리히 프롬의 반론


그러나 급진적 행동주의자들의 주장대로 인간에게 내재한 본성은 없고 모든 것이 학습의 결과라면, 역사 속에서 이러한 거대 장치들이 때로는 무너지고 새로운 문명과 질서가 태동하는 것을 설명하기가 어렵다. 그들이 이에 대해서 ‘인간 본성이 아니라 과학발전이 변화의 원인’이라는 유물론적 발상으로 대응한다면, 근본적 변화를 초래하는 과학 아이디어 또한 기존의 교육과정이 학습시킨 생각이 아닌, 진정한 개인의 창조적 사고력에 근원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나는 사회에 의해 구성되지 않은 개인의 자연적 본성에 대한 에리히 프롬의 생각에 동의한다. 프롬은 인간이 사회의 압력에 의해 조작되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에 맞서 끊임없이 표현하고자 하는 자신의 고유한 본성 또한 존재한다고 보았다. 자유, 정의, 박애 등의 가치는 훈련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신체와 정신 자체에 뿌리박힌 것으로 그는 보았으며, 이에 대한 지나친 억압은 결국 기존 질서에 반발하여 새로운 시대로 옮겨가는 사회적 동력을 제공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나는 이에 동의한다.

작가의 이전글합리적 정서행동치료 접근법으로 본 직장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