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어쩌면 '하고 싶은 것'은 미리 정해진 목적지가 아니라
매일이 쌓여가는 과정 속에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풍경일지도 몰라요.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어."


요즘 들어 저에게 꽤 많이 들리는 말인 것 같아요. 괜히 연초라서 그럴 수도 있고 또래들이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할 시기라 그런 것 같습니다.


저에게 어떠한 답변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라 길게 이어지지는 않지만 괜히 저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되는 말이에요. '디자인을 하고 싶었었나? 지금은 디자인이 하고 싶나? 앞으로도 하고 싶을까?'라고 생각하다 보면 비슷한 고민을 했던 과거가 떠오릅니다.


창작을 하는 사람. 디자인과에 진학하면서 이미 달성해 냈다고 생각한 꿈은 더 이상 저에게 방향이 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디자인을 하면서도 내가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은지, 디자인을 하고 싶은지, 진짜 하고 싶은 건 뭔지, 에 대해서 명확한 답이 없었어요.


그 쯤 한 친구가 저에게 꿈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창작을 하는 사람이 되기를 꿈꿨다고 대답을 했고 그 친구는 멋지다며 처를 칭찬해 주고는 "나는 그냥 내가 번 돈으로 내 고양이 밥 먹이는 게 꿈이야" 라며 자신의 꿈은 보잘것없다고 말했습니다.


제 인생에 꽤 큰 영향을 끼친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별거 아닐 수 있겠지만 저에겐 당장이라도 이룰 수 있는 소소한 꿈을 꾸는 사람이 너무 멋져 보였고, 그렇게 꿈을 꿔도 된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어요. 꿈은 항상 크고 위대해야만 하는 줄 알았거든요.


저의 두 번째 꿈은 '누군가에게 명함을 건네주면서 디자이너라고 소개하기'였습니다. 소소하면서도 설레는 그런 꿈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 번째 꿈이 생겼어요. 정말 설레지 않나요? "저는 디자이너입니다."라고 소개하며 명함을 드리는 그 순간이 말이에요.


세 번째 꿈은 '어떤 종류든 상관없이 디자인으로 나의 발자취 남기기' 였어요. 세상에 디자인으로 무언가를 남긴다면, 그리고 누군가가 그것을 볼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았습니다. 저의 소중한 사람들이, 나를 모르는 사람이 내가 보여주지 않았는데도 내 디자인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설렜어요.


지금은 꾸던 모든 꿈을 이루었습니다. 회사에 들어와서 명함을 제 손으로 만들었습니다. 신이 나서 사방팔방에 저를 디자이너라고 소개하고 다니곤 했어요. 이모티콘도 만들어보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운영해서 굿즈도 판매해 봤어요. 제가 만든 캐릭터가 그려진 옷을 친구가 입기도 했고, 휴대폰 케이스를 선물해주기도 했어요.


두 번째, 세 번째 꿈을 돌이켜보니 저는 그냥 디자인을 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해서 달렸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은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처한 상황, 소유하고 있는 것 등 많은 요소에 의해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니 하고 싶은 것이 뭔가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내리려고 생각하다 보면 오히려 어려워지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을 때가 온다면 '내가 번 돈으로 내 고양이 밥 먹이는 것'처럼 소소하지만 나를 기쁘거나 편안하게 해 줄 수 있는 꿈을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하나씩 꿈을 이루다 보면 어느새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모두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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