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의 휴직은 비교적 업무가 한가한 연말에서 연초의 기간으로 잡았다. 하는 업무가 보통 연중에 과제를 하고 연말에 마무리가 되는 행태다 보니 이 기간이 비교적 한가하다. 나도 부담이 덜하고 동료에게도 덜 미안하다. 팀장 입장에서도 팀원이 한 명 없는 상황, 즉 휴직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그래야 팀장이 흔쾌히 보내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정된 1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의 겨울 방학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여름 더위는 잘 견디지만 겨울 추위에 약한 나로서는 동남아시아 지역이 눈에 들어왔다. 추운 겨울도 피할 수 있고 물가도 저렴하다. 한국 사람들이 여행이나 한 달 살기로 많이 가서 정보도 많다. 새로운 곳 찾아다니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한 달 동안 한 도시에 머무르기보다는 짧게는 3일, 길게는 2주 정도 머무르다가 옮겨 다니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너무 자주 이동하면 쉬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한 달 이상 머무르기에는 진득한 성격이 안된다.
우리가 동남아시아라고 하면 보통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 연합, ASEAN)이라는 지역 국가들을 말한다. 베트남,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브루나이 등 10개 국가들이다. 조금 더 영역을 넓히면 동쪽으로 홍콩, 대만, 중국의 일부, 남쪽으로는 호주 및 근처 섬들, 서쪽으로는 인도, 네팔 등이 있으나 너무 넓은 지역에 대해 고민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어 아세안 국가로 범위를 정했다.
외교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각 나라에 대해 6단계로 위험성을 알려주고 있다. 여행 권장(?)에 해당하는 지역은 특별한 언급이나 표시가 없고, 그다음 단계인 여행유의 지역은 그나마 안전한 곳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과 많은 유럽 국가들도 여행유의 지역에 포함된다. 여행자제 등급부터는 말 그대로 자제, 비추하는 곳이다. 많은 아프리카나 남미 국가가 여기에 포함된다. 그 위로는 출국권고, 여행금지, 특별여행주의보 등급이 있다. 하나의 국가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등급이 다른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중국의 대부분은 여행유의 지역이지만 신장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 자치구는 특별여행주의보 지역이다. 편안하고 무탈한 여행을 위해 여행유의 지역까지만 고려하기로 했으며, 그에 따라 출국권고 지역인 미얀마를 제외했다. 그 외 동남아 국가는 대부분 여행유의 지역이다. 국가 내 일부 지역은 출국권고 등급 이상인 경우도 있지만, 그 지역들은 가려고 해도 가기 어려운 지역들이다.
외교부 국가/지역별 해외안전여행 정보
나는 대도시보다는 자연경관이나 역사적인 유물이 있을 곳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비슷비슷해 보이는 도심지나 외국 여행자들을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된 휴양지/리조트 위주의 지역을 제외했다. 그리고 우기인 지역을 제외했더니 많은 지역이 제외되었다. 사실 너무 많이 제외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어쨌건 남은 곳이 베트남,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정도가 되었다. 이 지역들을 어떻게 잘 엮어서 여행할지 차근차근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