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워홀일기 5화] 생각대로 안 되는 것이 정상이다

괜찮지 않은 것도 괜찮다

by 박지훈

어느덧 일본에 온 지 6개월이 다 되어 간다. 의사소통이 가끔 답답할 때가 있을 뿐, 한국에 있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굳이 차이점을 꼽자면 첫 번째는 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여름의 습기와, 냉동실에 있는 듯한 겨울철 집안의 한기. 정말이지 바깥에 있는 것보다 집안에 있는 게 더 춥다고 느껴진다. 전기장판이 없으면 자는 것이 불가능하다.(ㅋㅋ) 두 번째는 비싼 교통비. 기본 탑승요금은 한국보다 조금 더 비싼 수준이지만, 환승제도가 없다 보니 노선을 갈아탈 때 요금이 배로 불어난다. 오사카 내에서만 이동을 하는데도 요금이 5천 원씩 나오기도 한다. 한국의 환승제도가 정말 훌륭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아무튼 반년이란 시간에 다다르다 보니 삶을 대하는 태도에도 조금씩 변화가 찾아왔다. 완벽주의가 차츰 약해지면서 타인의 인정과 관심을 받기 위해 애쓰는 행동이 줄어들었다. '잘 보이기 애쓰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나로서 존재해도 충분하다는 것을 느낀다. 무엇보다도 세상 일이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게 정상이라는 것을 하루하루 배워나가고 있다. '이상하네. 왜 내 생각대로 안 되지?'라는 생각 자체가 역설적으로 이상한 것이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삶 자체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는 나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가치관과도 이어진다. 특별하지 않기에 항상 완벽하고 행복한 일상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살면서 이런저런 일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긍정적인 순간뿐 아니라 부정적인 순간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물론 이렇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다가도, 때로는 과거의 나로 돌아가 감정적으로 행동할 때도 자주 있다. 여태 살아온 세월과 방식이 있다 보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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