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워홀일기 10화] 긍정적인 생각보다 중요한 것

by 박지훈

<퓨처 셀프>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현재의 나는 고정불변한 존재가 아니며, 미래의 나는 지금과 다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소 인생 버킷리스트, 10년 단위의 인생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에겐 책 저자의 조언대로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 비교적 쉬울지도 모르겠다. 이런 책을 읽고 나면 기분이 좋고 뭔가 이룰 수 있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내 별 감흥이 사라진다. 미래에 반드시 무엇을 이루고 싶다는 명확한 목표가 없어서일까?


자기계발 서적에서 흔히 나오는 "나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말을 언젠가부터 안 좋아하게 됐다. 다른 사람이 성과를 낸 방식대로 행동한다고 해도, 스스로의 기질이나 환경에 부합하지 않거나 별다른 결과물이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라는 말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긍정적인 생각과 달리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상상하고(이미 무언가가 이뤄졌다는 느낌과 함께) 매일 확언하고 노트에 적으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그래서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 말이 사실이었으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은 자기가 상상하고 바라는 대로 성공을 거뒀어야 한다. (맹목적인 긍정의 오류) 어떤 일이 성공/실패하는 데 있어선 마음가짐도 물론 중요하겠으나 운, 변수, 능력 같은 것들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뜻이 전혀 아니다. 인생은 어떻게 펼쳐질지 모른다. 그렇기에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나 타인의 마음을 통제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저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더라도 괜찮다.


나는 특별하지 않다는 말의 본질
조니 킴(나무위키 펌)


부정적인 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며, 오히려 새로운 인연과 기회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이에 덧붙여, 자기 자신을 특별하게 여기지 않고(스스로를 못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이 아님) 가벼운 마음으로 이것저것 시도하다 보면 역설적으로 특별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삶의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지금 이 순간을 살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전 글에서 말했듯, 우리는 살다 보면 자연재해나 끔찍한 사건, 사고들을 접하게 된다. 99.9%로 세상은 안전하다고 할지라도 통제할 수 없는 부정적 일들도 존재한다. 여전히 이런 사실들을 받아들이려고 할 때 마음 한편에선 거부감과 두려움이 일어난다. 그렇다고 해도 이러한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 아닐까. 시간과 경험이 쌓여 간다면 좀 더 여유롭게 받아들이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고 살아간다는 건 용기가 필요한 일인 듯하다.


오사카에서 먹은 두쫀쿠


<퓨처 셀프>의 저자처럼 명확한 미래의 목표를 그리는 건 내게 너무 어렵다. 다만 내게도 다소 이상적이지만(어쩌면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는) 추구하는 인생의 방향성은 있다. 한일 관계의 개선과 한반도의 통일에 '기여'하는 삶이다. 여기서 말하는 기여란, 국가적 차원에서 행해지는 실무보다는 민간에서 이루어지는 행동을 의미한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본 생활이 그러하다. 일본인들과 함께 생활하고 소통해 가는 삶이 꽤 재미있다.


이러한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이 쌓여서 서로의 공감대를 이끌어낸다고 생각한다. 요즘 늘어나고 있는 한일커플이 좋은 예시! 그런데 한반도의 통일에 기여하는 삶은 뭘까? 아무래도 일본에서 워홀 생활하는 게 한반도의 통일과는 큰 관련은 없는 듯하다. 어떤 행동이 통일에 기여하는 삶일까? 음,, 떠오르지 않는다. 뭐, 7년 군 복무 했으니까 그 자체로 통일에 기여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게 좋겠다. (ㅋㅋㅋ) 살다 보면 인생의 방향성이 바뀔 수 있으니까 너무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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