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타인에게 닿지 못한 내면의 언어
어떤 감정은 끝내 타인에게 닿지 못한다.
사랑한다는 말이 목구멍 끝에서 멎고,
미안하다는 말은 타이밍을 놓친 채 삼켜진다.
보고 싶다는 고백조차 꺼내는 순간 진실에서 멀어질 것 같아,
조용히 접어둔 채 마음속에만 남는다.
그렇게 말하지 못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더 깊은 자리에서 나를 흔든다.
그 감정은 번역되지 못한 채,
내 안에서만 머무는 언어가 된다.
언어는 감정을 담는 그릇이지만,
때로는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다.
“괜찮다”는 말로 다 담기지 않는 고통,
“보고 싶다”는 말로는 부족한 그리움.
언어는 짧고 얕아서,
감정의 깊이를 끝내 옮겨주지 못한다.
그 빈틈에 감정은 고여 남는다.
때로는 말보다 침묵이 더 많은 것을 전한다.
눈빛의 떨림, 손끝의 흔들림,
함께 머물던 시간의 고요 속에서
감정은 말보다 깊이 드러난다.
발화되지 않았음에도,
그 침묵이야말로 감정의 가장 솔직한 언어가 된다.
타인에게 전해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해받지 못해도, 번역되지 않아도,
그 감정은 존재의 결 속에서 무늬처럼 남는다.
오히려 표현되지 못했기에
더 선명하게 내 안을 지켜낸다.
감정은 결국 타인의 언어로 번역되지 못한 채
내 안의 목소리로 남는다.
공감을 얻지 못해도,
세상에 닿지 못해도,
그 감정은 나를 이루는 가장 내밀한 증거다.
끝내 세상에 닿지 않아도,
내 존재를 지켜내는 힘으로 남는다.
끝내 전해지지 못한 감정은 소멸되지 않는다.
말로 건네지지 않아도,
그 감정은 여전히 나를 이루고,
세상과 나 사이를 지켜낸다.
그 침묵 속에서 감정은
타인이 되지 못한 언어로 완성된다.
누구에게나 끝내 말하지 못한
감정 하나쯤은 있는 것 같아요.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말이 닿지 못한 자리에 내면의 언어로 남는다.
그 언어는 세상에 닿지 않아도,
존재를 지켜내는 힘이 된다.
by《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biroso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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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존재는 감정으로 드러난다>
감정이란 존재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끝내 타인에게 번역되지 못한 감정이 내면의 언어로 남는 방식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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