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감정이란 존재가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처음 내는 울음은
언어가 아니라 감정이다.
울음은 배고픔의 신호이자 두려움의 토로,
살아 있다는 첫 선언이다.
존재는 처음부터 감정으로 드러났고,
말보다 먼저 감정이 존재를 설명했다.
말하지 않아도 몸은 감정을 드러낸다.
두려움은 떨림이 되고,
설렘은 빠른 맥박으로 번진다.
상실은 굳은 어깨로,
기쁨은 눈빛의 빛으로 남는다.
존재의 호흡은 결국
감정의 움직임으로 드러난다.
삶에는 감정으로만 해석되는 순간이 있다.
아이의 첫 웃음, 병실에서 잡은 손,
어둠 속에서 터져 나온 울음.
그 순간들은 언어를 거부한다.
존재는 오직 감정으로만
또렷하게 증명된다.
언어는 언제나 부족하다.
짧은 말은 깊이를 잃고,
긴 말은 본질에 닿지 못한다.
그러나 감정은 그 빈틈을 채운다.
말이 멈춘 자리에서
감정은 더욱 선명해진다.
존재는 그 감정 위에 서 있다.
감정은 존재를 흔드는 동시에 붙잡는다.
분노는 부정의 앞에서 일어서게 하고,
사랑은 상실 앞에서도 다시 걷게 한다.
감정이 없는 존재는 공허하지만,
감정이 남은 존재는 끝내 살아낸다.
존재는 감정으로 말한다.
감정이 흔들리면 존재가 흔들리고,
감정이 단단하면 존재가 지켜진다.
감정은 존재를 드러내는 가장 내밀한 언어,
존재가 남길 수 있는 유일한 기록이다.
살다 보면 존재를 설명할 단어를 찾지 못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 감정이야말로 존재를 가장 먼저, 가장 깊이 드러내는 언어가 아닐까 합니다.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존재를 세상에 새겨 넣는 유일한 언어다.
감정은 존재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by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biroso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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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사라지지 않는 감정에 대하여>
존재를 지켜낸 감정들의 기록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감정이야말로 존재의 본질을 증언하는 언어임을 기록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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