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으로 지어가는 나의 이름, 우리는 서로의 숨결로 쓰인다
브런치, 숨으로 짓는 나의 이름
가끔 생각한다.
나는 왜 쓰고 있었을까?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인정받으려는 것도 아니었는데
어느새 나는 문장 앞에 앉아 있었다.
쓰지 않으면 소란스럽고,
쓰고 나면 조금 덜 아프고,
쓰는 동안만큼은
비로소 내가 되는 느낌.
누구보다 예민한 감각을 가진 것도,
대단한 통찰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하루를 살다 보면 마음에 걸리는 말들이 있었고,
그 말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쓰기 시작했을 뿐.
글을 쓰는 일은 내게 숨과 다르지 않다.
말로 다 건네지 못한 마음이 문장이 되어 흘러나올 때,
나는 살아 있음을 비로소 확인한다.
한 줄의 문장은 호흡이 되었고,
그 호흡은 나를 다시 살려냈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바야흐로 여덟 달.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나에겐 오래 묵은 새벽을 깨뜨리는 계절이었다.
어느새 함께 한
350편의 글과 소중한 글벗님들.
숫자는 단순할지라도
그 안에는 공감의 누름 하나,
따뜻한 댓글들이 숨처럼 고여 있었다.
글을 내어주고
되돌아온 건 더 큰 숨, 더 단단한 위로였다.
예전의 나는 ‘누군가의 엄마’, '아내’, '팀장'이라는 호칭 뒤에 있었다.
그 이름이 작지 않았으나,
그 너머의 내가 늘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나는
“나는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라고
내 이름을 말할 수 있었다.
브런치에 첫 글을 쓰며 내 이름을 새로 빚어 올렸다.
‘숨결로 쓰는 biroso나’
<숨결>은 말보다 먼저 닿아 위로가 되는 힘이고,
<비로소 나>는 흔들리면서도 다시 살아내며
마침내 나답게 서려는 마음이다.
그 이름을 쓰는 순간,
나는 단순히 글을 쓰는 이가 아니라
숨으로 글을 살아내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지금, 숨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브런치는 그 이름을 지어준 첫 공간이었다.
“삶의 모든 것은 시가 될 수 있다.”
릴케의 말처럼 나는,
커피를 내리는 순간과
창가에 드리운 그림자,
딸아이의 짧은 한숨조차 놓치지 않는다.
사소한 일상이 문장이 되고,
그 문장들은 모여 내 이름을 지어갔다.
하루키의 말도 내 곁을 지킨다.
“계속하는 방법은 계속하는 것뿐이다.”
나는 오늘도 숨을 고르듯 글을 쓴다.
비슷해 보이는 하루이지만
매일의 글은 조금씩 나를 바꾸었다.
글은 기록이 아니라 호흡이고,
내 호흡은 곧 나의 이름이 되었다.
처음 글을 올리던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세상에 내 글을 내놓는 일은 두려움과 설렘이 동시에 찾아왔다.
아무도 읽지 않으면 어쩌나,
반대로 누군가 읽고 외면하면 어떡하나.
그러나 그 두려움보다 더 큰 마음은 “내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그렇게 브런치는 내 글의 집이 되었고,
나는 그 속에서 오늘도 숨구멍을 찾는다.
나는 지금, 숨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브런치는 그 이름을 지어준 첫 공간이었다.
< 나와 너,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숨결로 쓰인다>
말없이 눌러준 하트 하나에
문장이 조용히 떨렸다
읽어주었다는 말보다
읽고 있었구나, 그 마음이 먼저 닿는다
혼자 썼다고 믿었지만
어쩌면 처음부터
너에게 말 걸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비슷한 구절에 머물다
같은 온도의 울컥함으로 하루를 덮는다면
그건 아마,
우리가 쓰는 글이 아니라
우리를 쓰는 글일지도
나의 문장이
너의 침묵을 안아주고
너의 시선이
나의 밤을 지켜주는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숨결로 쓰인다.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땐
어디쯤에 다다르게 될지 몰랐습니다.
끝맺음의 형태도, 완성된 글의 구조도
사실은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그저 살아 있다는 느낌이
글로라도 이어지기를 바랐고,
어느 하루의 마음이
조용히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애써 기억하지 않아도
무너지지 않는 마음이 되기를,
누군가의 눈을 바라보지 않아도
나를 지킬 수 있는 문장이 생기기를.
그건 일기처럼 은밀한 것이면서도
누군가에게 말해지고 싶은,
숨겨졌지만 들키고 싶은
상처 같은 고백이었습니다.
혼잣말처럼 시작된 문장들이
어느새 나를 데려가고 있었습니다.
슬픔을 미루지 않게 해 주고,
고요를 버리지 않게 해 주고,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 말들을
나조차 외면하지 않게 해 주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문장을 쌓듯 살아내는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도 닿지 않아도
나에게 도착하는 문장을 쓰는 일이
삶의 중심을 잃지 않게 해 주었지요.
어떤 글은
읽히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자기 자신을 다시 꺼내기 위한
조용한 연습이 될 수 있다는 걸
저는 이곳의 글쓰기를 통해 배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글이 세상을 바꾸지는 않아도
우리의 하루를 지켜줄 수 있다고.
적어도 그 하루를 무너지지 않게 할 수 있다고.
그래서 우리,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또 한 편을 시작하기로 해요.
숨결처럼, 살아 있는 문장으로.
by 숨결로 쓰는 biroso나.
"우리가 가진 가장 다정한 방은,
쓰는 동안 발견되는 우리 자신이다."
그리고
읽어주시는 글벗님들 덕분에
오늘도,
쓰는 사람으로 살아간다.
함께 나눈 문장들 사이로,
오늘도 우리는 조용히 살아내고 있었다.
아직 다 쓰지 못한 나를 안고 있다.
그러나 쓰는 동안만큼은 분명히 살아 있다.
글이 아니라 숨이 되기를,
그 숨이 또 다른 누군가의 하루 끝을 지켜주기를.
글벗님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우리 남은 계절에도 숨 쉬듯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