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좋아해 본 적 있어?>

숨 쉬듯 나를 돌보는 연습

by 숨결biroso나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는데

왠지 마음이 아쉬웠다.

분명히 오늘 별일 없이 지낸 하루였는데

나는 나에게 서운했다.


‘왜 이렇게 별 거 못 한 기분이지?’

내가 나에게 툭 던지는 말.

그 말이 하루를 실패처럼 만들어버렸다.


거울을 보며

‘너는 괜찮은 사람이야?’

그렇게 또 한 번

자신을 몰아붙였다.


나는 늘 그랬던 것 같다.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않으면

그게 내 전부라고 믿었다.

칭찬은 쉽게 잊고,

비난엔 오래 머물렀다.


친구가 내게 물었었다.

“넌 너를 좋아해 본 적 있어?”

그 말이 낯설었다.

나는 나를 평가하거나 다그치는 데만 익숙했지,

좋아한 적은 없었다.


그날 이후,

작은 메모장에 써보기로 했다.

‘오늘 내가 나를 좋아한 순간’

처음엔 텅 비었다.

그러다 하나 둘 떠올랐다.


버스를 놓치고

혼자 우스꽝스럽게 뛰던 내 모습.

거울에 비친 내가

어이없고 귀여워 웃었던 그 순간.


그렇게 아주 사소한 장면들이

하나둘 메모장에 쌓여갔다.

편의점 어묵 국물 한입에 살아나는 기분,

좋아하는 책 한 줄에 마음이 멈춘 밤,
혼자 있어도 편안했던 하루.

나는 아직도 나를 사랑하는 데 서툴다.
그렇지만 이제는
‘내가 나랑 잘 지낸 날’을 알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거창한 감정보다
숨 쉬듯 나를 보듬는 습관.
나는 그 연습을 계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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