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The Sun (태양) - 모든 질문이 사라지는 기쁨
밤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던 날들이 있었다.
걷고 또 걸었지만
늘 제자리인 것만 같았고
달빛조차
내 마음에 닿지 않는 듯한 밤도 있었다
그늘이 마음 한켠에 오래 눌어붙어
숨이 짧아지는 듯한 밤들이었다.
그때마다 나는 스스로를 의심했다.
‘이렇게까지 버텨야 하나,
정말 괜찮아질 날이 올까.’
그래도 멈출 수는 없었다.
불안의 끝이라도 가보지 않으면,
어딘가에 빛이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어둠을 통과하던 어느 날,
햇살이 아주 얇게, 창틀 위로 번져 들어왔다.
차가운 방 안에 고여 있던 공기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때, 내 손에 쥐어진 것은
‘The Sun(태양)’ 카드였다.
한 아이가 있었다.
하얀 말을 타고, 눈부신 들판을 달리고 있었다.
바람이 붉은 깃발을 밀자
햇살이 그 위로 부서졌다.
아이의 웃음은 조용했지만
모든 걸 깨뜨릴 만큼 밝았다.
그 웃음엔 두려움도, 이유도 없었다.
단지,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이 전부인 듯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빛은 찾아오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새어 나는 거구나.”
아이는 두 팔을 활짝 펼쳤고,
조건 없는 빛을 쏟아내는
태양 아래 온전히 서 있었다.
그 모습은
세상에 그 어떤 것도
숨기지 않는 완전한 자유였다.
뒤로는 굳건한 벽이 보였지만,
벽은 더 이상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었다.
그 위로는 생명의 의지인
해바라기가 가득 피어
기쁨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었다.
숨김없는 순수함이
모든 경계를 넘어 빛으로 터져 나왔다.
빛은 강렬했지만,
그 어떤 의무나 명령도 없었다.
존재 자체에 대한 절대적인 허락 같았다.
태양은 진실을 감추지 않는다.
완전한 투명성 속에
내가 찾아 헤매던 기쁨이
처음부터 내 안에 있었다는 걸.
빛이 온몸을 휘감자
오래 묵은 그림자들까지도
영원히 사라지는 듯했다.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내 안에도 여전히 꺼지지 않은
작은 불씨가 있다는 걸 느꼈다.
그동안 세상이 내 그림자를 너무 크게 비추어
나는 나의 빛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태양의 빛은 따뜻하지 않았다.
오히려 눈이 시릴 만큼 선명했다.
그 선명함 속에서,
나는 내 얼굴을 똑바로 마주했다.
문득,
마음이 가벼워지는 순간이 있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긴 설명도 없이
모든 의심이 옅어지고
세상이 갑자기 선명하게
나를 향해 걸어오는 찰나.
가장 깊은 심연을 지나왔기에
비로소 허락된
가장 단순한 진실 앞에 설 때.
복잡함이 모두 사라지고
환한 웃음이
세상 전체를 가득 채우는 듯하다.
가장 순수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이할 준비가 된 것이었다.
어쩌면,
나는 늘 빛이 두려웠던 사람인지도 모른다.
밝음 속에선 감춰둘 틈이 없으니까.
어둠 속에선 모르는 척할 수 있었던 진심이
빛 아래선 너무 선명히 드러나 버리니까.
그래서 오랫동안
‘괜찮은 척’이라는 그림자 속에 살았던 것 같다.
무너지지 않으려 애쓰고,
웃음을 내보이며,
빛을 닫아둔 채 하루하루를 버텼었다.
그런데
빛은 닫는다고 사라지지 않았다.
틈새마다 스며들었고,
결국 나를 일으켜 세웠다.
어느 날,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이
오랜만에 웃고 있는 걸 보았다.
그 미소가 낯설 만큼 어색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다.
그때 느꼈다.
빛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나를 다시 믿는 순간’에 깜짝 나타난다는 걸.
나는 여전히 부족하고,
때로는 흔들리지만,
그 모든 불완전함이
햇살 속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태양의 카드가 그렇게 속삭이는 듯했다.
“기쁨과 행복감은 완벽해서 오는 게 아니라,
살아 있음 그 자체에서 피어나는 거야.”
삶이란 결국,
어둠과 빛이 번갈아 드는 무대 같은 것이었다.
그림자가 지나가면 또 다른 아침이 온다.
어둠을 지나
빛은 언젠가 다시 찾아온다는 걸
이제는 조금은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오늘도 내 안의 태양을 꺼내 든다.
아직 미완의 빛이지만,
그게 나를 오늘도 선물처럼 살게 한다.
빛은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나를 비추기엔 충분하다.
살다 보면,
그림자에 눌려 빛을 잃었다고 느낄 때가 있지요.
그럴 땐 잠시 고개를 들어
내 안의 작은 햇살을 떠올려 보세요.
진정한 환희는 가장 단순하고 순수한 곳,
즉 내 안의 영원한 아이가 웃는 순간에 이미 존재하고 있습니다.
긴 어둠의 여정 끝에 발견한 이 단순한 진실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이처럼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순진한 웃음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태양의 빛일 것입니다.
빛은 멀리 있지 않았다.
나는 이미 그 한가운데 서 있었다.
웃음은 두려움을 녹이는 언어였다
그리고 오늘,
나는 다시 웃을 수 있었다.
"내 안의 아이가 웃자, 세상이 따라 웃었다."
by 《78개의 마음》 ⓒ biroso나.
<다음화 예고>
#20 Judgement (심판)
스스로에게 내리는 마지막 질문
이 글은 전통적인 타로 해석이 아닌, 카드가 건넨 상징(확신, 회복, 생명력, 자존감 회복)에서 풀어낸 창작 에세이입니다. 타로를 몰라도 당신의 마음에 닿는 글입니다.
#78개의마음 #타로사색에세이 #TheSun #삶의회복 #빛의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