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든든한 울타리, 나만의 껍데기
언제부터인가 자신을 열어
더 많이 말하고, 더 많이 보여주어야
온전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배워왔다.
하지만 어떤 순간순간에
스스로 닫는 일이 더 큰 용기가 된다.
침묵을 택하고, 멈춤을 견디며,
세상의 흐름에서 잠시 비켜서는 일.
세상과 나 사이의 얇은 벽,
그 안에서만 비로소 내 목소리가 들려온다.
파도는 늘 밖에서 부서진다.
물결이 아무리 크게 몰려와도,
어딘가엔 조용한 숨이 살아 있다.
그렇게 세상은 늘 소리로 가득하지만,
진짜 평화는 소리 없는 곳에서 시작된다.
씨앗은 껍질 속에서 싹을 틔우고,
진주는 상처 속에서 자란다.
모든 존재의 시작에는 닫힘이 있다.
그 단단한 어둠이, 생명의 첫 온도를 지켜준다.
우리가 ‘고독’이라 부르는 것도
어쩌면 그 보호의 다른 이름일지 모른다.
세상의 소음을 걸러내고
다시 중심을 세우기 위한 자연의 본능.
오늘도 닫힌 문 안에서 나 자신과 마주한다.
흔들리지 않는 마음,
그건 세상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안으로 천천히 돌아가는 일이다.
문을 닫고 난 뒤의 침묵은
세상을 향한 가장 단단한 대답이자,
나 자신에게 건네는 가장 고요한 약속이다.
그 고요는,
오래된 도서관의 공기처럼 나를 감싼다.
하루에도 수십 번 세상이 나를 불러낸다.
그 무한한 요구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것은,
어쩌면 속박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굴레였다,
종종 ‘자유’라는 단어 앞에서 설렙니다.
그 두 글자에 모든 짐을 벗어던질 수 있을 것 같은
달콤한 착각이 숨어 있습니다.
삶을 짓누르는 책임의 무게,
답답한 규율,
마음에 남은 관계의 매듭,
홀로 남겨진 고독까지.
이런 것들을 모두 벗어던질 때에야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혹시,
거꾸로도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내가 벗고 싶어 했던 그 무게들이
사실은 나를 곧추세우고 지탱해 온 힘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숨 막히게 여겼던 그 껍데기가,
세상의 거친 물살로부터 나를 지켜 준
고요한 성채였을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바로 그 마음의 역설을 따라가 보는 이야기입니다.
삶의 어느 순간,
우리는 모든 경계를 허물고 세상으로 뛰어듭니다.
그때의 자유는 눈부시지만,
곧 경계 없는 혼란 속에서 길을 잃고 맙니다.
우리를 힘들게 했던 닫힘과 경계는
사실 흔들리지 않는 나를 지키기 위한
가장 능동적이고 아름다운 방어막이었음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스스로 선택한 고독 속에서 평화가 깃들고,
기꺼이 짊어진 책임의 무게만큼
존재의 가치가 단단해집니다.
닫힘은 나를 가두는 벽이 아니라,
세상의 혼돈 속에서도
나만의 중심을 지키게 하는 든든한 품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여정을 통해
지금 여러분이 힘겹게 느끼는 그 껍데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스스로 만든 껍데기 속에서
더 단단하고 아름다운 영혼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그 닫힘 속에서 피어나는 고요한 평안을
여러분의 하루가 천천히 품게 되시길 바랍니다.
"가장 안전한 곳은 가장 닫혀 있는 곳, 즉 나만의 고요한 내면의 방이었다.
by《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울타리》ⓒbiroso나.
안녕하세요. 브런치 글벗 여러분^^
'숨결로 쓰는 biroso나'입니다.
이제 브런치에 글을 쓴 지 5개월 되어가는 듯요.
모자란 글에도 항상 변함없는 응원 주심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새 브런치북 연재 시작합니다.
세상의 소음 속에서도 자신을 지키고 싶은 모든 이들을 위한 고요한 위로의 기록입니다.
외로움이 두렵지 않은 사람보다, 그 외로움 속에서도 단단히 서고 싶은 사람에게 닿길 바랍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삶의 역설을 통해 불안한 자유 대신 평화로운 주체성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고독과 닫힘이 가진 긍정의 힘을 다시 발견하는 여정, 그 길 위에서 함께 숨 쉬어 주시길 바랍니다.
#경계의힘 #닫힘의미학 #내면의평화#고독의가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