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계절을 건너 당신이라는 기적에게
<성탄, 낮은 곳으로 흐르는 온기>
하얀 김으로 흩어지는
겨울의 가장 정직한 고백,
낮은 곳으로 임한
어느 아기의 첫 호흡이
멈춰있던 세상에 온기를 돌립니다.
굴뚝 위 산타의 가쁜 숨 고르기도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의 설렌 숨소리도
결국 하나의 사랑으로 흐르는 밤.
시린 손등 위에 후- 하고 불어준
당신의 다정한 숨 한 번에
얼어붙은 마음이 봄처럼 녹아내립니다.
차가운 공기 사이로
말없이 내려앉는 하얀 숨결
누구의 이름도 부르지 않았으나
가장 낮은 곳부터 적시는 온기가 있습니다.
닫힌 문틈을 비집고 들어와
시린 발끝을 가만히 감싸는
이 다정한 빛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기다림조차 잊어버린 마음에
살포시 얹어지는 위로 한 조각,
그것은 당신의 창가에 머무는
아주 오래된 약속 같은 사랑입니다.
말을 아껴도 전해지는 것이 있습니다
시린 겨울 공기를 가르고
당신의 입술 끝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기도는
어느 이름 없는 별의 숨소리를 닮았습니다.
낮은 구유에 머물던 첫 숨이
천 년의 시간을 건너와
오늘 당신의 지친 어깨에 내려앉을 때,
보이지 않는 산타의 선물처럼
평화는 고요한 호흡 사이로
가장 먼저 스며듭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서로의 온기를 들이마시는 일,
오늘 밤, 당신의 숨은
누군가에게 단 하나의 기적입니다.
세상이 높이 더 높이
화려한 탑을 쌓아 올릴 때
빛은 오히려 땅 밑으로 낮게 기어 스며듭니다.
마구간 거친 짚더미 위 아주 작은 울음소리가
온 세상의 소란을 잠재우듯,
당신의 가장 아픈 구석
누구에게도 보이지 못한 그늘 속에
오늘 밤, 푸른 별 하나
가만히 내려와 자리를 잡습니다.
빨간 옷의 노인이
굴뚝을 타고 내려온다는 동화는
어쩌면 우리가 잊고 지낸
누군가의 뒷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말없이 구두를 닦아주던 손길
차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건넨 웃음
포장지 없는 진심을 전하려
밤새 잠 못 이루던 당신의 고단한 숨결.
루돌프의 방울 소리보다
먼저 도착하는 것은
당신이 품어온 사랑의 무게입니다.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된 빛이 우리 곁에 머무는 날입니다.
하얀 입김이 흩어지는 추운 겨울밤, 우리는 왜 이토록 따스한 기적을 기다릴까요? 거창한 축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화려한 트리 아래 쌓인 선물 보따리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성탄의 진정한 의미는 화려함 속에 있지 않고, 소외된 마음을 어루만지는 고요한 손길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길가에 켜진 작은 전구들이 서로의 어깨를 맞대며 어둠을 밀어내듯, 오늘 하루는 우리도 누군가에게 작은 온기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잊고 지낸 친구에게 건네는 안부 한 마디, 지친 가족의 어깨를 토닥이는 눈빛 하나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성탄 선물이 될지도 모릅니다.
차가운 바람을 뚫고 찾아온 이 평화가 우리의 마음 가장 깊은 곳까지 닿아, 얼어붙었던 모든 것들을 다정하게 녹여내길 소망합니다.
비워진 마음마다 사랑이 채워지고, 고단했던 어제의 눈물이 내일의 희망으로 반짝이는 기적 같은 순간들이 우리의 식탁 위에, 당신의 꿈속에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겨울의 한복판,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것은 화려한 풍경이 아니라 서로의 곁을 지키는 따스한 숨결입니다.
성탄의 밤은 고요하지만 결코 적막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세상 모든 존재가 내뱉는 희망의 숨소리로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
창밖의 시린 공기조차 우리 가슴속에 들어오면 따스한 생명의 기운으로 변하듯, 우리가 겪은 시련의 계절도 결국엔 단단한 내면의 빛으로 치유될 것입니다.
산타가 전하는 선물은 눈에 보이는 상자 속에만 있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 슬픔에 잠긴 어깨를 가만히 안아주는 온기,
그리고 "한 해 동안 고생 많았어"라는 한마디에 실려 나가는 그 따스한 숨결 자체가 이미 가장 위대한 성탄의 기적입니다.
우리의 숨이 닿는 곳마다 절망은 희망으로 바뀌고, 메마른 가슴에는 사랑의 싹이 돋아나길 소망합니다.
거창한 말보다 깊은 호흡으로 전해지는 이 진심이 우리의 성탄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줄 것입니다.
올 한 해 성실하게 숨 쉬며 견뎌온 당신에게, 하늘의 위로와 땅의 평화가 가득 내리길 기도합니다.
찬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는 밤입니다. 오늘만큼은 세상의 소란을 잠시 뒤로하고 우리의 마음이 가장 편안한 곳에 머물길 바랍니다.
당신의 고귀한 숨결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따뜻한 성탄 선물이 되었음을 잊지 마세요.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평온한 성탄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by 숨결로 쓰는 biroso나.
소중한 글벗님들, 어느덧 성탄의 계절입니다. 저는 올 6월부터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그간 글벗님들과 나누었던 수많은 문장들과 응원이 숨결이 되고 위로가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창가에 내려앉는 눈송이만큼이나 많은 축복이 글벗님들의 가정과 마음에 머물기를 소망합니다. 함께 써 내려간 시간들이 가장 빛나는 성탄의 장식이 되어 따스하게 지켜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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