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마음을 닫지 않고,계속 쓰기 위하여>

닿으려는 진심과 나를 지키는 숨결 사이

by 숨결biroso나


<닿으려는 진심과 나를 지키는 숨결 사이>



마음과 마음 사이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계절이 있어
어떤 날은 서글픈 비바람이 치고
어떤 날은 시린 눈이 쌓입니다.


닿고 싶어
발꿈치를 들고 서 있던 시간들
그 간절함이 깊어질수록
나의 그림자는 조금씩 옅어져 갔습니다.


나를 잃고 얻은 박수가
정말 당신을 웃게 할 수 있을까요.


무너진 균형 위에 세운 문장이
누군가의 무너진 삶을 받칠 수 있을까요.


이제는 팽팽한 긴장의 끈을 놓고
나의 뜰에 핀 작은 풀꽃을 봅니다.


가장 나다운 숨을 쉴 때
당신에게도 비로소
가장 편안한 바람이 닿는다는 것을.



닿고 싶되 나를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한 번의 숨, 그 흔들림조차 나를 빚는 시간임을 믿습니다.





<마음을 닫지 않고, 계속 쓰기 위하여>



글을 쓴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세상이라는 바다에 띄워 보내는 일은 나의 가장 연약한 살결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합니다.


처음 문장을 시작할 때의 그 설레는 숨소리를 기억하시나요? 그저 나로 숨 쉬고, 내 안의 이야기가 누군가의 가슴에 잔잔하게 닿기를 바라는 순수한 갈망이었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내 글에 머무는 시선들이 겹겹이 쌓일수록, 우리의 마음은 조금씩 무거워지곤 합니다.


어느 날 문득 찾아오는 회의감은 안개처럼 소리 없이 우리를 에워쌉니다. 수많은 다정한 응원들 사이로 무심코 던져진 차가운 말 한 줄이 가시가 되어 박히는 밤. '아직 내 마음이 단단하지 못한 탓'이라며 스스로를 다그쳐보지만,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마음의 진동은 쉽게 잦아들지 않습니다.


나의 진심이 상처의 파편으로 읽힐까 봐, 혹은 내가 느낀 대로 쓴 문장이 누군가의 아픈 결핍을 건드리는 자랑이 될까 봐 우리는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주춤거리게 됩니다.


배려가 깊은 당신은 자신의 행복조차 조심스럽게 검열하곤 합니다.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는 따스한 밥상이 누군가에게는 시린 아픔이 될까 봐 문장을 고치고 또 지웁니다. 타인의 마음을 살피느라 정작 내가 숨 쉴 공간은 점점 좁아져만 가고, 삶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는 그렇게 적막 속에 고여 스스로를 누릅니다.


지금, 이 문장 위에 포개고 있는 마음에게 가만히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느끼는 그 흔들림은 그만큼 타인을 깊이 배려하고 있다는 가장 투명한 증거라는 사실을요. 당신은 그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에 기꺼이 공명할 줄 아는 아름다운 영혼입니다. 그러니 부디 그 섬세함을 자신을 자책하는 도구로 쓰지 마시길요.


잠시 멈춰 서는 것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뿌리를 내리는 시간입니다. 타인에게 닿기를 바라되 그로 인해 나 자신을 잃지 않는 법, 그것은 우리 삶 전체가 배워야 할 고귀한 자세입니다.


내가 먼저 단단한 안식처가 되어야 합니다. 부모의 마음 근육이 단단해져야 아이가 어떤 모습이든 기댈 수 있는 안전한 기둥이 되듯, 쓰는 이의 내면이 평온해야 읽는 이 또한 그 글 안에서 온전한 쉼을 얻을 수 있겠지요.


우리는 누군가의 선택을 받기 위해 문장을 짓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내 힘으로, 내 방식대로, 나의 길을 가기 위해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미 수많은 글을 써 내려온 내면은 타인의 말 한마디에 무너질 만큼 가벼운 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채워갈 페이지들 또한 나의 심장 소리에 맞춰 하나씩 세상 밖으로 흘러나올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하루는 아무것도 쓰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파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마음의 문은 닫지 않는 그 절묘한 균형점을 찾아가는 시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나만의 숨소리를 가만히 들어봅니다. 진심은 이미 충분합니다. 이제는 나의 마음에도 넉넉한 볕과 바람을 선물해 주시길요.



오늘의 멈춤이 깊은숨 고르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나아갈 힘은 나를 온전히 긍정하는 그 고요한 찰나에서 시작되니까요. 당신의 숨결이 머무는 자리에 비로소 꽃이 피어납니다.




나를 지키며 걷는 그 길이 조금 느릴지라도, 그 끝에는 가장 나다운 향기가 배어있는 온전한 숲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당신은 존재 자체로 이미 가장 아름다운 문장입니다.


오늘은 오직 나만을 위한 다정한 문장들을 마음속에 가득 채워 넣으시길요. 스스로에게 가장 먼저 다정한 사람이 되어주시길 소망합니다.


나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은 불안 속에서도 끝내 글쓰기를 놓지 않으려는 용기를 응원합니다.
타인의 시선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일 뿐, 당신은 흔들리지 않는 바위입니다.


오늘 쉰 숨결 하나가 내일의 더 단단한 문장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by 숨결로 쓰는 biroso나.



다른 마음을 살피느라 정작 자신의 마음에는 생채기가 생겨버린 브런치 세 달째의 어느 작가님의 고백을 보았습니다. 저는 브런치에 글 쓴 지 일곱 달 되었구요. 공감어린 그 고백 아래 차마 다 적지 못한 마음을 모아 문장으로 빚어 봅니다.

닿고 싶되 나를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한 번의 숨, 그 흔들림조차 나를 빚는 시간임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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