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라는 틈>

새벽, 영혼의 가장 깊은 언어가 시작되는 곳

by 숨결biroso나


새벽은 늘 어딘가 조금 느슨해요
단단했던 하루가 풀어지는 틈이에요

어둠은 아직 벽에 기대고 있고
빛은 멀리서 숨죽이고 있어요

그 사이에서 나는
조금 덜 꾸며도 괜찮아요

아무도 묻지 않는 고요
괜찮니,라는 말조차 없는 시간이에요

그래서 말없이 한 문장을 적어요
조금 서툴러도, 조금 어색해도 괜찮은 문장을요

늘 바쁘게만 흘렀던 마음이
잠시 숨 고를 수 있는 틈

창밖 나무도, 창틀의 먼지도
누구나 시인이 되는 새벽이에요

나는 알아요
이런 시간들이 쌓여 나를 만든다는 것을요






​새벽이라는 느슨한 틈, 나를 다시 빚는 시간


​새벽, 낮 동안 세상을 향해 꼿꼿하게 세웠던 우리들의 긴장이 흐물흐물해지는 시간. 세상의 모든 속도가 잠시 멎고, 공기마저 낮은 포복으로 거리를 지나는 이 고요한 틈은 어쩌면 우리가 서로에게 허락한 가장 자애로운 도피처일지도 모릅니다. 단단했던 하루가 풀어지는 그 틈새로, 우리는 비로소 타인의 눈에 비친 껍데기를 하나둘 벗어던집니다.


​어둠은 여전히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 채 벽에 기어이 몸을 기대고 있고, 저 멀리서 빛은 수줍은 듯 숨을 죽이며 우리에게 다가올 차례를 기다립니다. 그 찰나의 모호함 사이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신을 조금 덜 꾸며도 괜찮다는 안도감을 얻습니다. 잘 정돈된 말투, 흐트러짐 없는 표정,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마저 이 시간만큼은 우리를 구속하지 못합니다 아무도 우리에게 이유를 묻지 않고, 심지어 "괜찮니"라는 다정한 안부조차 들리지 않는 이 절대적인 적막은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되어 가슴을 적십니다.


​이 시간 말없이 각자의 문장을 적어 내려갑니다. 이 문장들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이 아니겠지요, 조금 서툴러도, 문법이 어긋나 조금 어색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오직 우리 내면의 진실입니다. 늘 바쁘게만 흘러가느라 제 속도를 잃어버렸던 마음이 잠시 멈춰 서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자리. 창밖에서 떨고 있는 나무도, 오랫동안 잊혔던 창틀 위의 먼지조차 빛을 받으면 반짝이는 별이 되는 이 새벽에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언어를 가진 시인이 됩니다.


​화려한 성취나 요란한 박수 소리가 우리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이토록 고요하고 느슨한 새벽의 편린들이 층층이 쌓여 진정한 '나'를 빚어낸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우리가 찍은 이 작은 쉼표 하나가 내일의 문장을 이어갈 지극한 힘이 된다는 사실을 이 고요한 공기 속에서 숨 쉬듯 깊이 깨닫게 됩니다.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가장 깊은 언어.
​꾸밈없는 나를 만나 위로받는 시간.


​서툰 문장들이 엮어내는 영혼의 지도.
당신의 새벽이 곧 당신의 시가 됩니다.



홀로 깨어 문장을 고르는 일은 결국 우리가 겪는 마음의 성벽을 다시 쌓는 과정과 닮아있습니다. 새벽이 주는 이 느슨한 평화가 우리 모두의 지친 영혼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기를 바랍니다. 서툰 문장일지라도 그 안에 담긴 진심은 그 무엇보다 눈부시게 빛날 것입니다.





새벽의 공기는 차갑지만,

서툴러도 괜찮은 시간
그 안에서 피어오르는 문장들은
무엇보다 따뜻하게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시간, 그 순간의 우리는 이미 아름다운 시인입니다.



by 숨결로 쓴다 ⓒbiroso나.



​어둠이 물러가기 전, 나를 만나는 시간.
​꾸미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새벽의 품.
​서툰 문장이 모여 단단한 자아가 됩니다.


쉼표가 필요한 당신께 이 새벽을 선물합니다.



​#새벽감성 #마음의쉼표 #자아성찰 #고요한시간 #글쓰기 #위로의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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