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두려운 당신에게>

#0 The Fool(바보)- 처음이라는 이름의 용기

by 숨결biroso나


모든 여정은

자신을 믿는 그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도무지 어디서부터였는지,
무너졌다는 감각만 기억한다.
무언가 시작해야 한다는 막막함 속에서
하나도 준비되지 않은 마음을 꺼내 들었던 날.

그때, 손에 쥔 건
'바보(The Fool)'라는 카드 한 장이었다.





사실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다.
무엇을 잘하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
세상은 어디부터 만져야 할지조차.

그래서 멈춘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무지함 덕분에
우리는 처음을 열 수 있었다.

다짐 하나.
"그래도 뭐라도 해봐야지."

그 순간, 문을 열었다.
아무것도 없는 자리에서
우리가 선택한 건, ‘첫 발’이었다.


훗날 알게 되었다.
바보는 가장 순수한 존재라는 걸.
가방 하나 짊어지고 낭떠러지 앞에 선 그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먼저 걸어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누군가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불안했지만, 우리는 나아갔다.
불완전했지만, 믿어보았다.
무모했지만, 살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모든 시작은
자신을 믿는 ‘바보 같은 용기’에서 시작된다.
무지하다는 건 두려움이 아니라,
길을 열 수 있다는 뜻이니까.

그래서 우리는
‘처음’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카드부터
여정을 시작한다.





“감정은 자주 말이 되지 않았다.

말보다 먼저 울컥 이었고, 설명보다 먼저 멈칫 이었다.”


처음 카드를 펼쳤을 때

아무 그림도 보이지 않았다.

아주 오래된 종이 한 장,

그 위에 선을 긋듯 서 있는 사람 하나.

작은 짐 하나 메고

발끝은 낭떠러지를 향해 있었다.

‘왜 저기 서 있을까?’

누군가의 질문보다,

‘왜 저게 나 같지?’ 하는 감정이 먼저였다.


어떤 날은,

도무지 나 자신으로 사는 게 버거워

하루쯤 다른 사람처럼 살아보고 싶었다.

나를 잠시 벗고,

생각 없는 얼굴로

'아무것도 아닌 나'로 있어보고 싶었다.

그날의 나는,

바보카드(The Fool)의 뒷모습을 닮아 있었다.


감정은 자주 울타리 밖에서 생겼다.

누군가의 말, 표정, 무심한 어깨 틈에서

나는 자주 나를 잃었다.

그래서였을까.

언젠가부터 나를 내려놓는 일이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너진다는 건

비워지는 게 아니었다.

그건, 감정의 가장자리에 선 채

한 발 더 안쪽으로 나를 향해 가는 일이었다.

그 끝에서,

나는 처음으로 ‘나’라는 감정의 이름을 불렀다.


<The Fool>은 바보가 아니다.

어쩌면 우리는 가장 용기 있는 순간에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어 보이는 표정을 짓는다.

멈출 줄 몰라서가 아니라,

처음을 시작하기 위해서.


나는 기억한다.

감정의 끝에 서서, 다시 나로 시작하던 그날을.

무모했지만, 그건 내가 처음으로 나를 택한 날이었다.



모든 시작은 자신을 믿는

‘바보 같은 용기’에서 시작된다.




"때로는 아무것도

모를 때가 가장 용기 있는 순간이다."


by 《78개의 마음》 ⓒ biroso나.



(다음화 예고)

The Magician – 아직 꺼내지 않은 가능성

당신 안의 마법사는, 당신이 믿을 때 눈을 뜹니다.




이 글은 전통적인 타로 해석이 아닌 카드가 건넨 상징( 시작, 무지, 용기) 에서 풀어낸 작가의 창작 에세이입니다. 감정의 이름으로 마음을 기록하는 글이며 타로를 몰라도 당신 마음에 닿는 글입니다.

[감정 타로상징 사색 에세이]

『78개의 마음』은 매주 화/토요일 타로카드에 담긴 상징으로 당신의 마음 한 장 펼치듯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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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수/ 토 《마음에도, 쉼표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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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금 《아무 것도 아닌 오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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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목/ 일 《가만히 피어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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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카드 #타로에세이 #시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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