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이유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모든 것이 회복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회복도 시작되지 않는다.
한동안 ‘시간이 해결해 줄 거야’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그저 견디고 있는 것 같은 날들이 너무 많았으니까.
그렇게 버티는 동안, 마음속에는 더 많은 슬픔과 피로가 쌓였다.
그러다, 어느 날 아주 작은 변화가 찾아왔다.
딱히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어제보다 마음이 조금 덜 무겁다는 걸 느꼈다.
그 순간 알았다.
회복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작은 기척으로 다가오는 것이라는 걸.
그 작은 기척들을 놓치지 않기로 했다.
비로소 조금씩 살아내고 있다는 감각을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이곳에 기록하려 한다.
내가 천천히 괜찮아지는 시간들을.
우리는 모두 크고 작은 회복의 시간을 통과하며 살아간다.
그 시간이 때로는 더디고,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뜻밖에 다정하다.
내가 쓰는 이야기들은 주로 그런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누군가의 빠른 회복을 독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각자의 속도로 살아가는 모습을 함께 기록하기 위해서.
나는 지금도 배우는 중이다.
어떻게 슬픔과 걷고, 어떻게 고요함 속으로 들어가고,
어떻게 다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회복할 수 있을지.
오늘도, 이 시간을 통과한다.
그저 조금 더 숨쉬기 편안해진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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