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멈추지 않되, 나의 속도로 간다.
강물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아침 햇빛이 번지는 자리에도, 흐린 날 검은 물결이 이는 자리에도, 강물은 늘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걸어온 시간도 그랬다.
돌부리에 부딪히며 속도를 늦출 때도 있었고, 비에 불어나 힘차게 달릴 때도 있었다.
그 속도는 늘 우리 뜻대로만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강물은 단 한 번도 “왜 이 길이어야 하냐” 묻지 않는다.
그저 흘러가면서, 자신이 통과한 풍경을 마음속에 담아둔다.
강물은 스스로를 재촉하지 않는다.
햇빛이 드리우는 자리에서는 그 빛을 품고,
비가 쏟아질 때는 그 무게를 그대로 안아낸다.
그런 하루를 배우고 싶다.
좋은 날은 좋은 대로, 거센 날은 거센 대로 흘려보내는 연습.
급류를 피하려다 완만한 곡선을 그리기도 하고, 작은 샛길로 빠져나가 잔잔히 숨을 고르기도 한다.
그 모든 길이 결국 바다로 이어진다.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 하나만이 진실이다.
어쩌면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멀리 갔느냐가 아니라,
흐르면서 무엇을 담아왔느냐일지도 모른다.
강물 속에는 바람이 지나간 흔적, 밤하늘이 비춘 그림자, 수많은 생명이 머물다 간 기억이 함께 흐르고 있다.
나 역시 그런 하루들을 품은 채, 내 물길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
우리는 지금도 흘러가고 있다.
어떤 날은 물살이 거세고, 어떤 날은 고요하다.
그러나 강물처럼, 흐름 속에서만 볼 수 있는 하늘과 빛이 있다.
그 빛이 길을 비춘다면, 우리는 잠시 서 있어도, 결국 앞으로 나아간다.
언젠가 닿을 바다를 믿는 것,
그것이 지금을 견디게 한다.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가야 할 곳은 이미 우리 안에 있다."
by 숨결로 쓴다 ⓒbiroso나.
다음 화 예고
2화 〈별을 바라보는 시간〉
기다림과 빛을 품은 하루
《머물던 자리, 흘러간 빛》은 머물다 흘러간 날들의 여운으로 당신에게 마음을 건네는 이야기입니다.
#삶의속도 #방향과흐름 #인생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