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스며드는 자리〉

13화 흘러가도 사라지지 않는 것

by 숨결biroso나

어둠이 짙어질수록

빛은 더욱 선명해진다.


한순간 스쳐 지나가지만,

그 흔적은 마음속 깊은 곳에 오래 머문다.




살다 보면 누구에게나 어둠은 찾아온다.

희망이 꺼진 듯 보이고, 방향을 잃은 채 발걸음조차 내딛기 힘든 순간이 있다.


그 어둠은 단순히 밤처럼 찾아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마음 깊은 곳까지 스며들어 모든 것을 무력하게 만든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아주 작은 틈으로 스며드는 빛이 있다. 문 사이로 흘러드는 얇은 빛줄기, 책장 사이에 비집고 들어온 가늘고 투명한 선, 혹은 한 사람의 말속에서 번져오는 다정함으로


그 빛은 크지 않지만, 공기를 바꾸고, 우리의 시선을 바꾸고, 무엇보다 마음의 온도를 바꾼다.


살다 보면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린 듯 보일 때가 있다. 애써 쌓아 올린 계획이 한순간에 흔들리고, 의지하던 관계마저 낯설어지며, 믿음조차 의심으로 바뀔 때가 있다.


그때에도 빛은 조용히 다가온다.

완전히 사라졌다고 믿었던 희망이 사실은 꺼진 것이 아니라, 단지 보이지 않았을 뿐임을 일깨워 준다.


빛은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우리에게 말한다.

“네가 아직 여기 서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가 느끼는 빛은 결국 ‘관계와 기억 속에 남은 흔적’이다.

어린 시절, 힘겨운 날들 속에서 불쑥 떠오르는 누군가의 예상치 못한 위로, 친절 등이 모두 빛이 된다.


“빛은 보이지 않는 것 같아도, 우리를 다시 살아가게 하는 숨결이 된다.”


어쩌면 삶이란, 끝내 사라지지 않는 이 빛의 조각들을 이어 붙여 만들어 가는 책과도 같다.

페이지가 넘어가며 내용이 달라져도, 빛의 흔적은 문장 사이에 남아 다음 장을 밝힌다.


시간이 흐른다고 빛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변해 우리의 삶 속에 남는다.


흘러가는 모든 것들 속에서 빛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 빛은 때로 희미하게, 때로 선명하게, 그러나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 내가 받은 작은 빛이 내일 누군가에게 건네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의미가 된다.


무너져 내린 것 같아도, 흔들림 속에서도, 결국 우리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은 스며드는 빛이다.


존재란 빛을 흡수하고, 다시 반사하며 이어가는 연속성 속에 있다.

그러므로 빛은 단순히 순간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존재의 흔적으로 남아 끝내 우리 삶을 지켜준다.





어둠은 빛을 삼키지 못한다.

스며든 빛은 끝내 삶을 지켜낸다.


by 숨결로 쓴다 ⓒbiroso나.



머물던 자리, 흘러간 빛》은 흐르고, 머물고, 다시 피어나는 장면들을 통해 사라져 가는 순간속에서도 끝내 남아 있는 흔적들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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