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고민하다

by 엄면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얼마 안됐을 무렵.
우리 집에 둘째가 오게 된 건, 바로 그때쯤의 일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대학병원을 연례행사처럼 다녔다.
누군가에게 출산은 축복이지만, 나에게 출산은 생사를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임신과 출산은 ‘해볼까’가 아니라 ‘감당할 수 있을까’를 먼저 따져야 하는 문제였고, 그 질문 앞에서 나는 결국 하나의 아이만 낳기로 결정했다.

그 결정이 틀렸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다만 그 이후로 ‘둘째’라는 단어는 늘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아이를 키우며 알게 된 건,
사랑이 많은 아이일수록 외로움도 많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는 기질적으로 정이 깊었고 그 정은 늘 누군가를 향해 흘러가고 싶어 했다.

부모의 사랑으로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부모와 친구가 동시에 되어주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둘째를 가질 수 없는 몸과 그래도 둘째를 원했던 마음 사이에서 나는 오래 머뭇거렸다.

그 마음은 욕심이었을까, 아니면 책임이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나는 그저 하루하루 아이의 등을 쓰다듬으며 ‘이 아이의 넘치는 사랑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때는 아직 몰랐다.
그 질문이 결국 우리 가족의 모양을 바꾸게 될 거라는 것을.

그리고 그 변화는 사람이 아닌 존재로,
아주 조용히.
우리 집 문을 두드리게 될 거라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