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어릴 때부터 사랑이 많았다.
사람을 좋아했고, 쉽게 정을 붙였고, 마음을 주는 데 망설임이 없었다.
문제는 그 마음이 늘 남는다는 데 있었다.
친구와 신나게 놀다가 놀이터에서 헤어질 때면 아이는 언제나 마지막까지 손을 흔들고 마음이 많이 아쉬운 날엔 눈물도 보이곤 했다.
친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상대가 먼저 등을 돌릴 때까지.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이는 종종 물었다.
“엄마, 아까 걔는 왜 그렇게 빨리 갔을까?”
질문은 사소했지만 그 안에는 늘 비슷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조금 더 함께 있고 싶었고,
조금 덜 혼자이고 싶었던 마음.
나는 아이에게 최대한 많은 시간을 쓰려고 했다.
함께 자고, 함께 놀고 아이의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부모는 결국 부모였고 친구가 되어줄 수는 없었다.
형제가 있다면 달랐을까?
라는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늘 같은 자리에서 멈췄다.
내 몸이 감당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사실 앞에서.
조금씩 커가면서 아이는 혼자 노는 법도 잘 배웠다.
혼자 놀잇감을 만들고 혼잣말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겉으로 보면 충분히 잘 크는 아이였다.
그래서 더 조심스러웠다.
이 아이가 정말로 외로운 건지,
아니면 엄마인 내가 과하게 걱정하는 건지 스스로에게 수없이 물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이가 인형을 꼭 안고 잠든 모습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는 혼자가 싫은 게 아니라 마음을 둘 곳이 필요한 아이구나.
부모의 품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지만 아이는 점점 자라났고 그 마음은 부모의 품 하나로는 다 담기지 않을 만큼 커지고 있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둘째’라는 단어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지 않을까.
말을 하지 않아도,늘 그 자리에 있어줄 존재라면...
아직은 구체적이진 않았지만 그 생각은 조용히 내 마음속에서 실행하려고 자리 잡기 시작했다.